1987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본부장을 맡았던 이 분야 베테랑이다. 신세계인터 소속으로 2000년 밀라노 지사장을 거쳐 2014년 해외패션사업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요직을 맡고 있다가 최대 라이벌 기업이랄 수 있는 롯데로 자리를 옮겨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 대표는 취임 후 지난 2년간 패션 브랜드 인수·합병(M&A)이나 자체 브랜드 론칭보다 기존 브랜드를 정리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당초 시장 예상과 다른 행보였지만 이는 정 대표의 장기적 계획을 위한 밑거름이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2년간 체질 개선에 힘쓰다 보니 매출이 절반 정도로 내려갔다”며 “이제 바닥을 쳤으니 반등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회사는 아니지만 가장 브랜드 메이킹을 잘하는 회사로 거듭나 5년 후 500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파와 까웨는 애슬레저 시장을 겨냥해 오는 2025년까지 2300억 원 매출 성장을 목표로 했다. 뷰티 사업은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샬롯 틸버리가 주력이며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로는 겐조, 나이스크랍, 빔바이롤라 등이 있다.
정 대표는 패션사업 성공이 롯데그룹 유통 사업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루이비통도 처음에는 브랜드와 리테일을 하다가 사업적 가치가 높은 브랜드 사업에 집중했다”며 “롯데그룹도 다양한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는데, 브랜드 사업을 잘해나간다면 장기적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롯데가 변하고 있구나, 브랜드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는구나’라는 것을 소개하고 싶었다”며 “경쟁사와의 비교는 의미가 없고, 시장과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에 부응하는 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며 롯데의 브랜드 강화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브랜드 효율화 과정을 거쳤고, 외부 전문가도 많이 영입한 만큼 내년에는 패션 브랜드 사업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도 했다.
그는 “1993년 아르마니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메종마르지엘라, 아크네, 크롬하츠까지 총 30개가 넘는 브랜드를 국내에서 출시했고 큰 강을 건너 경쟁사에 왔다”며 “카파와 까웨가 잠재력이 큰 애슬레저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롯데가 패션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았고 경쟁사보다 10년은 늦게 진입했지만, 속도는 빠를 것으로 본다”며 두 브랜드로 내년까지 400억원, 2026년까지 3000억원을 벌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명품·초고가 화장품 브랜드로 몸집을 키운 경쟁사와는 다른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는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대중적 브랜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 브랜드를 아예 버린다는 건 아니다”며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명품 브랜드를 무작정 수입하는 것보다는 해외 브랜드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새 브랜드를 성공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MZ세대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이 중심에 있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본다”며 “MZ는 없다가 새로 등장한 세대가 아니다. 이미 소비는 물론 회사 경영 중심에 진입한 3040세대가 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력해서 트렌드를 읽지만, 이 세대로 생활하며 느끼고, 공감하는 사람을 따라가기 어렵다. 3040세대 직원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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