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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美에 반도체 정보 제출할 듯…영업 기밀 제외

기사입력 : 2021-11-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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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고객사 대신 산업별 자료 제출 허용
문승욱 산업부 장관 9일 방미…반도체 자료 제출 후속 조치 협의

삼성·SK하이닉스, 美에 반도체 정보 제출할 듯…영업 기밀 제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미국 백악관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기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자료 제출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업 기밀로 여겨지는 사항은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상무부가 요구한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오는 8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영업상 비밀 유지 조항에 포함되거나, 민감한 내부 정보 등은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차분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대표도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 반도체 3차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대만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된 정보가 담긴 설문지를 45일 내로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설문지에는 일상적인 질문부터 최근 3년 치 매출액과 제품별 매출, 원자재 및 설비 종류, 고객 명단, 재고 현황, 증산 계획, 예상 매출 등과 같은 영업 기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러몬도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제공 요청은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병목현상이 어디서 일어나는지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수단이 있다”며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근거로 사실상 강제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삼성·SK하이닉스, 美에 반도체 정보 제출할 듯…영업 기밀 제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정보 제출 요구에 국내 기업들은 사실상 영업기밀을 제공하라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사 명단 대신 산업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최소한의 정보를 제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지 외신도 3일(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최근 각국 반도체 기업에 요구한 정보를 기업별이 아닌 자동차·휴대폰·컴퓨터 등 산업별 자료 제출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요구에 각국 정부가 난색을 보이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태도가 완화됐다기보단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메모리보단 공급난이 심각한 차량용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장 분석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 사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엔 상대적으로 자료 제출 압박이 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설 방침이다. 산업부는 문승욱 장관이 오는 9일부터 11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한다고 4일 밝혔다.

문 장관은 기업들이 공급망 정보를 제출한 직후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 반도체 정보 요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를 설명하고, 향후 상무부의 추가 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문 장관의 방미 일정은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며 “자료 제출 이후의 조치도 중요한 부분이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미 상무부 측에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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