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상무부가 요구한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오는 8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영업상 비밀 유지 조항에 포함되거나, 민감한 내부 정보 등은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 반도체 3차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대만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된 정보가 담긴 설문지를 45일 내로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설문지에는 일상적인 질문부터 최근 3년 치 매출액과 제품별 매출, 원자재 및 설비 종류, 고객 명단, 재고 현황, 증산 계획, 예상 매출 등과 같은 영업 기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정보 제출 요구에 국내 기업들은 사실상 영업기밀을 제공하라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사 명단 대신 산업별 정보를 제공하는 등 최소한의 정보를 제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지 외신도 3일(현지시각) “미 상무부가 최근 각국 반도체 기업에 요구한 정보를 기업별이 아닌 자동차·휴대폰·컴퓨터 등 산업별 자료 제출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요구에 각국 정부가 난색을 보이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메모리보단 공급난이 심각한 차량용 반도체 등 비메모리 시장 분석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 사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엔 상대적으로 자료 제출 압박이 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설 방침이다. 산업부는 문승욱 장관이 오는 9일부터 11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한다고 4일 밝혔다.
문 장관은 기업들이 공급망 정보를 제출한 직후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 반도체 정보 요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를 설명하고, 향후 상무부의 추가 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문 장관의 방미 일정은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라며 “자료 제출 이후의 조치도 중요한 부분이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미 상무부 측에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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