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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소매금융 접는 씨티은행에 "고객 불편 최소화하라"

기사입력 : 2021-10-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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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 명령 의결…“일부 폐업, 인가 대상 아냐”

금융위, 소매금융 접는 씨티은행에 "고객 불편 최소화하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27일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라”며 조치명령권을 발동했다. 씨티은행의 일부 폐업을 은행법상 인가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조치 명령을 의결했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위는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불편 및 권익 축소 등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한국씨티은행이 자체적으로 관리계획을 마련해 시행하더라도 그 내용의 충실성 여하에 따라 이러한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조치명령권을 발동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에 따른 고객 불편 최소화, 소비자 권익 보호 및 건전한 거래 질서 유지를 위한 상세한 계획을 충실히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또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 절차 개시 전에 이용자 보호 기본원칙, 상품·서비스별 이용자 보호 방안, 영업 채널 운영계획, 개인정보 유출 등 방지 계획, 조직·인력·내부통제 등을 포함한 상세한 계획을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한국씨티은행의 계획을 제출받아 그 내용을 점검해 금융위에 보고하고 향후 계획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금융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2일 한국씨티은행에 이 같은 조치명령안을 사전 통지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또는 단계적 폐지를 결정할 경우 은행법상 인가 대상인지 여부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해왔다.

금융위는 한국씨티은행이 영업대상을 축소해 주요 은행 업무를 영위하는 것을 ‘은행법의 폐업’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고 인가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은행법은 영업양도의 경우 중요한 ‘일부’의 영업양도도 인가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는 반면 폐업의 경우 이러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일부 폐업은 인가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금융위는 은행법이 인가 대상으로 해산과 은행업의 폐업을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해산에 준하는 영업 폐지만 인가 대상으로 보는 것이 체계적이라고 봤다.

또 현행법상 전부 폐업 이외의 사항에 대해 인가 대상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해당 사항을 폐업인가 대상으로 볼 경우 향후 다양한 사례들이 인가 대상인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금융위는 “은행법상 폐업인가의 주요요건은 ‘예금자 등 이용자 보호와 신용질서 유지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치 명령에 따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사실상 인가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조치명령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소매금융 폐지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조치 명령 의결과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최초로 발동하는 조치 명령”이라며 “씨티은행이 조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해 단계적 폐지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불편 및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금감원이 면밀히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영업대상 축소가 인가 대상인지가 쟁점이 된 것은 은행의 영업전략 변화 등이 국민생활 및 신용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라며 “현행법하에서는 영업대상 축소를 인가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불가피하지만, 법 개정을 통해 은행의 자산구성 또는 영업대상 변경 등을 인가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는지 검토해 필요시 제도 정비를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향후 은행법상 인가 대상 확대 등 법 제도 정비 필요성에 대해 해외사례 조사, 법률전문가 의견청취 등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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