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를 위한 특별공급 신설이 예고되는가 하면,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청약과 매매, 전세 구분 없는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간 1인가구는 결혼 전 잠시 자취를 하거나, 고향을 떠나 대학이나 직장을 위해 홀로 떨어져 나와 사는 인구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려운 경제사정, 사회적인 통념 변화, 개인의 가치관 다변화 등으로 자발적인 1인 가구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지난달 주택청약 사각지대에 놓였던 1인가구와 신혼부부 등을 위해 특별공급 제도를 일부 수정했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1인가구에게도 특별공급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또 신혼 특공은 신청자 중 자녀수 순으로 공급해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당첨이 사실상 어려워, 무자녀 신혼부부 수요가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쏠려 생초특공 경쟁률을 상승시키는 측면도 있었다고 정부는 자평했다.
최근 나온 개선안에서는 기존 청년층의 당첨 비중(‘20년 기준 수도권 53.9%) 및 기존 대기수요자의 반발 등을 고려해, 장기간 무주택자인 4050세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일반공급(가점제) 비중은 그대로 유지하되, 신혼·생초특공 물량의 30%는 요건을 완화해 추첨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나온 지적대로, 사실상 이번 대책이 기존 특공의 ‘쪼개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특별공급에서 서로 나누면 분모가 커져 더욱 당첨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결국 이 모든 문제는 공급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불거지는 지적”이라며, “공급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 편법 없이 공급 늘리기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불안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 소형 아파트·오피스텔 인기 늘었지만...금리인상기 속 미계약 사례 증가는 변수
1인 가구가 늘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규모별 아파트 매매거래량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 매입비중은 12.3%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1~7월 기준)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7월에만 하더라도 서울 전용면적 41~60㎡ 규모 아파트 매입 비중은 29.6%이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34.7%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전용면적 61~85㎡ 규모와 86㎡ 이상 아파트 매입비중은 각각 36.2%, 16.8%로 낮아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과잉현상으로 인해 몸살을 앓던 소형오피스텔도 재조명받았다. 난 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중구 황학동에 분양했던 ‘힐스테이트 청계 센트럴’ 오피스텔은 522실 모집에 6,640여명이 신청해 1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은 34~51㎡ 소형면적 위주로 구성됐다.
금호산업과 신동아건설이 세종시에 공급했던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217실만을 모집했으나 6,711명이 접수해 30.7대 1의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였다. 이 오피스텔은 소형면적(전용 20~35㎡)으로만 공급됐다.
다만 변수도 있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금리인상·가계대출 규제 등이 겹치자 ‘일단 아무거나 당첨되고 보자’던 패닉마켓이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청약 당시에는 두 자릿수 경쟁률로 치열한 경쟁을 나타냈던 서울 소형 나홀로 아파트에서 ‘당첨 후 미계약’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부동산 규제 속에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빌라와 차이가 없는 나홀로 아파트를 매매하느니 더 큰 대단지·브랜드 아파트의 분양에 올인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법이 복잡해지고 집값이 오르면서 어디라도 사놓고 보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계약 시점이 되면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늘었다”며, “아마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들은 다 똑같지 않겠나. 결국은 질 좋은 아파트로 사람들의 눈이 몰리게 돼있다”고 귀띔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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