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자산시장 쏠림현상·과도한 레버리지 경계해야”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30일 “주가조작, 불법 주식 리딩방 등 자본시장 안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건전 행위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업계 및 유관기관과 ‘자본시장 유관기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선 금융안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고 위원장을 비롯해 김도인 금융감독원 부원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명호닫기이명호기사 모아보기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유관기관 대표가 참석했다.

업계에선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황성엽닫기황성엽기사 모아보기 신영증권 대표, 김원규 이베스트증권 대표, 김성훈 키움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자본시장 주요 지표들의 연이은 사상 최고치 경신 등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라면서도 “기업과 투자자의 해외증시 선택, 새로운 가상자산의 등장 등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자본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무엇보다 금융안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역사적으로 ‘쏠림현상’과 ‘과도한 레버리지’는 늘 금융안정에 문제를 일으켜 왔다”라며 “금융과 실물경제 간 균형을 깨뜨리고 자산시장이 부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이 해외시장뿐 아니라 가상자산과도 경쟁하는 상황에서 '유망기업 발굴 및 기업성장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라며 “양호해 보이는 시장지표 뒤에 숨어있을 수 있는 위험신호를 간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 자산의 분산을 유도하고 고령화 등 사회경제 구조변화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최근 있었던 파생결합펀드(DLF), 사모펀드 사태는 오랫동안 힘들여 쌓아온 투자자의 신뢰를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최근 판매채널의 다양화, 상품의 복잡성 증가 등으로 투자자 보호문제는 더욱 중요하고,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기존의 자본시장 관련 제도와 관행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런 요구들에 대해 정부가 해야 할 일, 업계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 긴 호흡을 갖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가면서 해야할 일을 나누어 차근차근 접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올해 중 코스닥, 코넥스 시장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이를 위해 우량 혁신기업으로 구성된 '코스닥 글로벌(가칭)' 세그먼트'를 도입해 맞춤형 지원, 별도 지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코넥스 상장 유도를 위해 일부 기업의 코스닥 상장 전 일정기간 코넥스 상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중 기업공개(IPO) 기업수와 공모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PO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매도 재개 확대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 개인투자자들도 비상장 혁신기업 등에 보다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달라고 건의했다.

아울러 보다 적극적인 퇴직연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디폴트 옵션 등이 조속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