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업 카드사는 본업인 카드 업무 외 리스·할부·신기술 등 라이선스 등록 후 겸업이 가능하다.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카드사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신한·KB·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으로, 삼성카드는 그룹 내 삼성벤처투자에서 신기술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신한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의 신기술금융 수익이 0에 가깝다. KB국민카드가 지난 2분기에 100만원가량의 투자사채 수익이 발생했으며,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연간 순손실 4억원을 기록한 이후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상반기 신기술금융부문 총자산은 872억원을 기록해 상반기에만 59억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지난 6월 신한금융그룹 공동펀드에 540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하면서 신기술금융 자산이 대폭 늘었다.
KB국민카드가 30억원가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카드는 18억원을 기록했다. BC카드와 우리카드는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신기술금융 자산을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카드사들이 연이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최근 빅테크와의 경쟁으로 신용판매부문에서 적자를 이어나가면서 본업인 카드판매 뿐만 아니라 할부금융과 리스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우 금리 경쟁력으로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캐피탈사를 위협하며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취득한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신기술금융부문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성장성이 높은 신기술사업에 주식 등으로 자금을 지원해 사업의 성장에 따라 높은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벤처캐피탈로, 지난 상반기 기준 총 65개사가 신기술금융회사로 등록되어 있으며 국내 카드사도 겸업이 가능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하는 창업투자회사와 달리 신기사는 금융위에 등록하며, 최소자본금 200억원으로 20억원인 창투사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창투사의 경우 투자금지 업종이 크게 제한되어 있지 않으나 신기사는 금융 및 보험업과 부동산업, 신기술과 관련이 적은 업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법적 규제 완화와 정부 차원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 등에 나서면서 펀드 결성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창투사와 신기술의 규제 법령이 상이해 동일기능·동일규제 적용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판매가 본업인 카드사와 달리 신기술금융업을 본업으로 하는 전문회사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카드사에서 투자 심사역을 확보하기 어려우며, 높은 투자위험 부담이 있어 리스크관리가 중요한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사의 경우 사내벤처 제도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스타트업 지원에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8년부터 사내벤처 제도를 ‘아임벤처스’라는 스타트업 협력 지원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편했으며, 지난 2019년부터는 비자코리아와 ‘아임벤처스 위드 비자’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7년부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퓨처나인’을 통해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다양한 공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기사 투자업종 제한을 줄여 벤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벤처캐피탈 업계 내 규제 차이 해소를 통한 벤처생태계의 자생적 선순환 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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