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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신용대출 한도↓

기사입력 : 2021-09-16 15:26

(최종수정 2021-11-1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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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1.02%... 0.07%p↑

2020년 6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 1%대 넘겨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 주담대 금리 더 오를 것”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달 연속 오름에 따라 16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소폭 오를 전망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달 연속 오름에 따라 16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소폭 오를 전망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변동형 주택 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달 연속 상승째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소폭 오를 전망이다. 코픽스가 1%대를 넘긴 것은 1년 2개월 만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데, 한동안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5일, KB국민은행은 1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대출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추석 이후 가계부채 추가 규제도 예고한 상황이다.

◇ 신규 코픽스 1.02%... 7월 比 0.07%p↑

전국은행연합회가 15일 공시한 8월 기준 코픽스를 살펴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2%로 7월보다 0.0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5월(1.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월 0.86%였던 코픽스는 지난 4월 0.82%로 떨어졌다가 6월(0.92%)부터 다시 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신 잔액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는 각각 1.04%, 0.83%로 6월보다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코픽스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 금리다.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IBK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코픽스가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신 금리가 소폭 상승하며 은행이 부담할 예금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코픽스도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에도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은행 수신금리가 올라 대출금리가 따라 올랐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후 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기타 예수금과 기타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된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최근 4주간 공시된 단기 코픽스는 0.74~0.90%로 나타났다. 단기 코픽스는 계약 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이러한 코픽스의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 코픽스 추이./자료=은행연합회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1년간 코픽스 추이./자료=은행연합회
◇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모두 상승

코픽스가 오르며 5대 은행(KB국민‧우리‧NH농협‧신한‧하나)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모두 소폭 상승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16일부터 변동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대출을 보유한 사람도 계약 시 맺은 변동 시점 약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금리가 올라갈 예정이다.

5대 시중은행(국민·우리·농협‧신한‧하나)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최저 연 2.78%(농협은행)에서 최고 연 4.52%(국민은행)를 기록했다. 전달에 비해 최저 금리는 0.16%포인트, 최고 금리는 0.39%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16일부터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가 3.02%~4.52%로 적용된다. 7월 코픽스를 적용한 지난달 18일 금리(2.63~4.13%)보다 한 달 사이 0.39%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0.07% 포인트 상승했지만,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6개월 주기 상품에 해당하는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축소한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른다. ▲주담대 2.80%~4.30%→2.95%~4.45% ▲전세대출 2.79%~3.99%→2.94%~4.14% 로 상승한다.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변동 없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3일에도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낮춘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따른 대출 규제로 적정 성장 관리를 위해 상품 우대금리 조정과 일부 대출 운영 기준 강화를 시행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가 3.00%~3.71%로 변경된다. 한 달 전(2.62%~3.63%)보다 최저금리는 0.38%포인트, 최고금리는 0.08%포인트 오른다.

농협은행은 코픽스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가 2.78%~3.69%로, 한 달 전(2.71%~3.62%)보다 최저, 최고 금리 모두 0.07%씩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신잔액 기준으로는 농협은행이 2.59%~3.50%로 0.02%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은 신잔액코픽스 기준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 취급을 16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은행 신규취급액과 신잔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3.19%~4.24%로, 한 달 전(2.94%~3.99%)보다 0.25%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2.958%~4.258%로, 한 달 전(2.820%~4.120%)에 비해 0.138%포인트 올랐다. 신잔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도 2.610%~3.910%에서 같은 수준으로 올라 2.748%~4.048%로 바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혼합형은 취급하지 않고 각각 금융채 5년물과 6개월물 기준으로 고정금리를 운영하고 있어 코픽스 인하는 반영되지 않는다. 코픽스와 별개로 조달 비용을 수시 반영하는 변동금리 체계로 주담대를 운영한다.

코픽스는 다음 달에도 오를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이 최근 수신상품에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각 은행별로 예‧적금 금리를 0.20~0.30%포인트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채 6개월물 금리 등 은행채 단기물 금리도 계속 오름세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예측이 많아 주담대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수신상품 금리 변동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때도 1~2달 늦게 지표로 반영됐다”며 “10월 이후에야 수신금리 인상분이 반영돼 코픽스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9월 16일 기준)./자료=각 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9월 16일 기준)./자료=각 은행
◇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


대출금리뿐 아니라 한도 축소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국민은행은 16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인다. 앞서 농협·하나·신한은행도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로 축소했다.

국민은행은 16일부터 전세대출 중 생활 안정자금 대출 용도의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한도도 기존 100% 이내에서 ‘70% 이내’로 변경한다. 단 실제 전세 계약과 관련한 대출 한도는 제외한다. 지난 7월 이후 ▲규제지역 소재 ▲시세 6억원 초과 주담대 취급 ▲가계 신용대출 1억원 초과 신규‧증액 취급 등의 경우 DSR 40%가 적용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주담대도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15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비교적 낮은 금리로 책정되는 가계대출 상품을 일부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비대면 상품을 포함해 가계 부동산 금융상품 전체에 신잔액 코픽스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신잔액 코픽스는 은행이 변동금리 주담대 등 기준금리로 사용하는 코픽스 항목 중 가장 낮은 금리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13일부터 모든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해 취급하고 있다.

지방은행도 대출 한도 잠그기에 돌입했다. DGB대구은행은 신용대출과 주담대 등의 한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JB금융그룹의 광주은행과 BNK금융그룹의 경남은행도 이달 1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 연봉으로 축소했다. 전북은행 역시 지난 6일부터 같은 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줄였다. 올해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9조9000억원으로 전년말(46조3000억원) 대비 7.6% 올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율 2.8%의 두 배가 넘는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8일 신용대출은 7000만원에서 5000만원,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2000만원씩 한도를 낮췄다. 케이뱅크는 연 소득 이내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방침을 정하고 시기를 검토 중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이로써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모두 50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금융당국은 제1금융권만 규제할 경우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릴 수 있어 제2금융권과 카드사에게도 은행과 같이 신용 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봉 이내로 제한하도록 규제에 나선 상황이다.

은행권의 이러한 조치는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계대출은 8월 기준으로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는 멈추지 않았다.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조9000억원으로 역대 4번째 큰 규모다. 올해 주택 관련 대출은 42조3000억원 늘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21조3000억원이 전세대출이었다.

더군다나 주택 매수자 중 15%가량이 신용대출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제한에도 열을 올리는 이유다. 13일 국회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 계획서 세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에서 제출된 주택 매입 자금조달 계획서 19만3974건 중 2만9978건(15.5%)에 신용대출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신용 대출액은 1억489만원이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자 신용대출로 우회한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5~6%를 넘어선 농협은행이 먼저 일부 부동산 대출 상품을 중단했지만, 다른 은행들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그러자 ▲하나은행, 6월 말 3.4% → 8월 말 4.6% ▲우리은행, 6월 말 2.1% → 8월 말 3.4% ▲국민은행, 6월 말 1.5% → 8월 말 3.6% ▲신한은행, 6월 말 1.5% → 8월 말 2.3% ▲IBK기업은행 6월 말 3.2% → 8월 말 5.6% 등 전체적으로 가계대출 총량이 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더욱더 가계부채 규제를 강화하는 데 나섰고, 은행들은 전체적으로 ‘대출 조이기’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천준호 의원은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은 금리 인상기에 가계의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차주의 부담 능력을 웃도는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시행 등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수요자 어려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 시기에 대출이 더 막히기 전에 미리 받아두려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코픽스까지 오르면서 앞으로 가계대출 절벽은 더 심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 이후 가계부채 추가 규제도 예고되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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