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손보험 발생손해액(보험금 지급액)은 작년 상반기(4조9806억원)보다 11%(5465억원) 늘어난 5조527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1월 '2세대'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가 손해보험사별로 8.2∼23.9% 인상되고,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 판매) 보험료가 6.8∼21.2% 올랐지만 손실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났다.
상반기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은 132.4%를 기록했다. 사업운영비를 포함한 보험료 전액, 즉 영업보험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해율은 위험손해율보다 10∼13%포인트(p) 낮은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해율은 120∼123%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만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만2000원을 지급한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에는 백내장,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비급여 의료비 증가가 크게 기인했다.
실제로 올해 백내장 수술로 청구되는 보험금이 1조152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인 2016년 779억원에서 무려 15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손해보험사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백내장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1.4%에서 2020년 6.8%로 4년동안 4.8배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반복됐던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같은 비급여 의료비 실손보험금 문제가 계속되면 보험료를 올려도 적자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 보험료 인상은 어쩔 수 없다"라며 "보험사뿐만 아니라 고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비급여 대책이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도 나섰다. 이에 비급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29일 보건복지부, 경찰청, 금융감독원,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보험연구원, 보험협회 등과 함께 '보험조사협의회'를 영상회의로 개최해 그간 실손보험금 과다 청구 문제 및 보험사기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보험사기와 비급여 과잉진료 등이 공·사보험의 재정 악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심각성이 공유됐다. 사적 의료안전망인 실손보험의 존립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 관련 의견도 제기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국민 의료비 경감과 실손보험 등 사적안전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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