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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공급 충분’하다는데…서울은 5평대 소형아파트도 ‘품귀현상’

기사입력 : 2021-07-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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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에비뉴 청계 II' 1순위청약 결과 /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미지 확대보기
종로 '에비뉴 청계 II' 1순위청약 결과 /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공급은 충분하다’는 정부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태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형 아파트라도 잡아보려는 수요층들의 몸부림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신규 단지는 약 4만4722여 가구였지만, 이마저도 일반공급 물량만 따지면 훨씬 못 미친다. 분양아파트 3채 중 1채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청약을 통해 당첨되기는 바늘구멍 수준이다.

그렇다고 매매에 나서자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만 10억 원이 넘을 정도의 대폭등이 벌어지고 있다 보니 실수요층들이 접근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 소형 아파트도 1순위마감, 브랜드·대단지 아니라도 관심 집중

7월 마지막 주 서울에서는 2개 단지에 청약 접수에 나섰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브이티스타일’과 종로구에 위치한 ‘에비뉴 청계 II’가 그 주인공들이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한로28가길 17에 공급되는 ‘브이티스타일’은 1순위청약 47가구 모집에 1685명이 몰리며 평균 35.8대 1, 최고 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된 평형 대부분이 16~20평대의 중소형 평형으로 나왔다. 분양가는 29㎡형 기준 3억7611만원, 55㎡A혀형 기준 6억9820만원 대였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1420에 공급되는 ‘에비뉴 청계 II’은 공급된 평형이 이보다 훨씬 작았다. 63가구가 일반공급에 나온 가운데 모든 평형이 27㎡(약 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로 공급됐다. 16.79㎡(5평) 평형도 2개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평형들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특히 27㎡형에는 9가구가 나온 가운데 해당지역에서만 778건의 신청이 몰리며 86.4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이 기록되기도 했다.

물론 이들 단지는 각각 서울 핵심지에 위치해 우수한 교통여건과 생활 인프라가 검증된 단지들이다. 그러나 브랜드 아파트도, 대단지 아파트도 아닌 이들 아파트에까지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서울 아파트의 품귀현상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보다 앞서 공급에 나섰던 서울 단지들은 대부분 세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진구 ‘자양 하늘채 베르’는 46㎡형 2개 타입 청약에 해당지역에서 약 1만여 건의 청약이 몰리며 각각 405.69대 1, 331.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랜 기간 청약시장 최대어였던 ‘래미안 원베일리’는 올해 첫 청약가점 만점자를 배출했음은 물론 평균 당첨가점만 72.9점에 달하는 기록적인 결과를 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2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평균이 아닌 중위가격조차 10억을 넘는 상황에 서민층의 ‘수도권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지금의 집값 상승은 단순히 낮은 금리나 유동성 문제로 바라보기보다는 수요 입장에서 파악해야 하는데, 누군가의 패닉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가되면서 수요가 폭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이런 추세가 단시간에 뒤바뀌지 않을 것이므로 서울 집값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1669명을 대상으로 2021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9.4%인 825명이 올 하반기 거주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상승 예상 이유는 ‘전월세 상승 부담으로 인한 매수 전환’이 25.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신규 공급 물량 부족(23.4%) ▲경기 회복 기대(11.9%) ▲교통, 정비사업 등 개발호재(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주택 인허가물량도 부족한데 정부는 “공급 충분” 자화자찬

미래 공급 물량을 점칠 수 있는 ‘주택 인허가물량’ 역시 부족했다.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5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늘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인허가 물량이 부족해 향후 주택공급 속도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주택 인허가 수를 살펴보면, 2017년 65만3441건, 2018년 55만4136건, 2019년 48만7975건을 거쳐 지난해 45만7514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간 문재인정부는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현 정부 들어 주택 공급물량이 과거 정부보다 늘었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이는 박근혜정부 당시 인허가물량이 입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문재인정부의 인허가 실적을 고려하면 향후 3년 이상은 주택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부동산 대국민담화에서 “객관적인 수치를 놓고보면 과거 10년보다 올해 입주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며, “ 올해도 평년 수준 정도는 유지하고 있어 시장 우려만큼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과는 달리, 이어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담화에서는 대대적인 공급 확대를 천명해 곧바로 모순이 발생했다.

노 장관은 사전 청약을 통한 시장안정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LH공사 분양에만 적용 중인 사전 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 3080 도심공급 물량 등에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뾰족하게 새로 내놓을 정책이나 공급대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3기신도시 사전청약 접수 시작이라는 카드에 맞춰 다시 한 번 집값 고점에 대해 ‘읍소’하는 모양새였다”며, “잘못의 원인을 안에서 찾지 않고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모습은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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