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급 요인만이 현 시장상황을 가져온 주요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확실성 등을 토대로 막연한 상승기대심리가 형성된 모습에다가 그 변동성은 과거에 비하여 현저히 커졌다.”
정부는 28일 오전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경찰청 등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는 집값·전셋값 문제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각 장관들은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들을 재확인시키는 한편, 다시 한 번 ‘집값이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며 시장에 재차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새로운 부동산 안정 대책이 나오지는 않았고, 그간 나왔던 정책들을 되짚고 지나친 추격 매수나 패닉바잉을 자제해달라는 ‘호소’의 의도가 훨씬 짙게 묻어났다.
홍 부총리의 대국민담화 내용을 요약하자면 집값 고점에 대한 ‘경고’와, 과도한 추격매수나 패닉바잉을 자제해달라는 ‘호소’였다.
홍 부총리는 “4월 이후 전세가격이 안정세에서 다시 불안해져 정말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이는 한편, “부동산 안정은 우리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하며, 최우선적이고 절박한 정책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객관적인 수치를 놓고보면 과거 10년보다 올해 입주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며, “ 올해도 평년 수준 정도는 유지하고 있어 시장 우려만큼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지난해 수도권 세대수가 33만호 늘어났지만 올해는 5월까지 7만호 정도만 늘어났다며 “단순히 공급부족만이 집값 상승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집값 급등의 원인을 ‘지나친 심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주택가격전망 CSI 등 관련 심리지표를 보면 시장수급과 별개로 불확실성 등을 토대로 막연한 상승기대심리가 형성된 모습에다가 그 변동성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커진 만큼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를 제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해 홍 부총리는 “단순히 직관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 주요 지표, 외국 사례, 국내 전문기관 등의 우려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라며,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서울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9~△18%의 큰 폭의 가격조정을 받은 바 있는 점, 실제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주택가격 수준・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 주셔야 할 때라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집값이 오르고 시장이 불안정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인데, 시장의 지나친 기대심리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뾰족하게 새로 내놓을 정책이나 공급대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3기신도시 사전청약 접수 시작이라는 카드에 맞춰 다시 한 번 집값 고점에 대해 ‘읍소’하는 모양새였다”며, “잘못의 원인을 안에서 찾지 않고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모습은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 노형욱 “사전청약 제도 확대적용...구체적인 안은 최대한 빨리 발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날 시장의 수요를 최대한 조기에 만족시키기 위해 사전청약 제도의 확대적용 및 단기간에 건설 가능한 오피스텔 공급 확대 등을 약속했다.
노 장관은 "3080+ 주택공급 대책 이후 불과 5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52곳 중 31곳은 이미 예정지구 지정요건을 갖췄다"며 "직주 근접성이 좋은 도심에서 대단위 아파트 공급이 신속히 가시화되도록 11월부터 본 지구 지정과 사업계획 승인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과천청사 대체지, 태릉CC 등은 8월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고, 연내 지구지정 등 인허가 절차에 신속히 착수하겠다"며 "1~2인 가구 수요가 많고 단기간에 건설 가능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공급도 지속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 장관은 사전 청약을 통한 시장안정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LH공사 분양에만 적용 중인 사전 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 3080 도심공급 물량 등에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청년층의 매수 수요가 좋은 입지에 저렴하게 공급될 신규 주택 청약으로 빠르게 전환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상 입지, 청약 방식, 사업자 인센티브 등 구체적인 사전청약 확대 방안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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