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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 풍선효과에 ‘대출절벽’ 내몰린 서민들

기사입력 : 2021-07-26 00:00

(최종수정 2021-07-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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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작년 상반기 수준에 머물렀으나 비은행권의 경우 증가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규제차익을 이용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고 판단될 경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점검하겠다.”

도규상닫기도규상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회 부원장이 지난 15일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TF(테스크포스)’ 회의에서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방향을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은행권은 이달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도입했다.

이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증가하면서, 제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21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상반기 3조4000억원, 지난해 상반기 4조2000억원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금융권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이유에는 여러 요소가 작용했을 거라고 풀이된다.

우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조이자,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진 차주들이 비은행권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또한 은행권에 비해 DSR비율이 느슨한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거나, 은행에서 충분히 대출을 받지 못한 고신용자들이 넘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까지 20%로 인하되면서, 2금융권에서는 수익 감소 전망에 따라 대출 공급을 줄이고 대출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고신용자들까지 합세하며 대출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기존 2금융권의 주고객층이던 중·저신용자들이 비은행권으로 넘어온 고신용차주에게 밀려 정작 중·저신용자들에게 빌려줄 돈이 부족해질 거란 예측도 잇따르고 있다. 결국 2금융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차주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2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 각 저축은행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작년과 같은 21.1% 이내로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중금리 대출과 햇살론·사잇돌과 같은 정책금융 상품을 제외하고 고금리 가계대출 증가율은 5.4%로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구두압박에도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새로운 규제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2금융권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한 카드로 현재 60%인 DSR 비율을 50% 수준으로 강화하거나,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계획된 비은행권의 DSR 한도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 DSR 한도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카드론을 적용시킬 거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속된 금리상승 속 위기감을 느낀 금융당국은 결국, 저축은행에 이어 상호금융과 보험사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4.1%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출 규모 편차가 큰 여신전문금융사에게도 전 금융권 목표치 5~6%를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2금융권에 대한 일괄적인 DSR 규제는 중·저신용자들을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 사금융의로의 풍선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의 대출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규제로 틀어막는 것만이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는 또 다른 규제를 낳는다. 당장의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해 ‘규제 카드’만 만지작거리는 게 아닌, 당국과 업권이 합심해 서민들을 위한 진짜 조치를 내놓아야 할 때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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