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2(금)

달라지는 은행권 인재 채용 풍속도…시중·인터넷·지방銀 제각각

기사입력 : 2021-06-23 16:13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시중은행, 데이터 분야 인력 대거 채용
인터넷은행, 전통은행 인력 확보 나서
지방은행, 수도권으로 영업 기반 확대

지난해 8월 열린 '2020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각 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고 있다./사진= 금융위원회(2020.08.26)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8월 열린 '2020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각 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고 있다./사진= 금융위원회(2020.08.26)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금융권 채용 흐름이 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치열한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보기술(IT)‧데이터 부문 채용 인원을 점차 늘리고 있다. 디지털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저마다 새로운 평가 방식도 도입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늘어나는 전통은행 퇴직자들을 데려가는 데 혈안이다.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려는 전략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수도권 영업에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뽑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층 더 빨라진 비대면 문화 속에서 지역을 거점으로 한 오프라인 영업 방식이 이전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 시중은행, 디지털 인재 채용 발 벗고 나서

KB국민은행은 지난 8일 ‘2021년 상반기 채용 계획’을 통해 IT와 데이터 부문에서 인재를 대거 뽑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채용 예정자 200명 중 디지털 인재를 뽑아 혁신적인 변화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디지털 전환(DT) 전략본부 총괄을 맡고 있는 조영서 전무는 최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지금 시대에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보수적인 공급자 마인드를 버리고, 고객 중심에서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맞춤형으로 즉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조직 체계부터 사람이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까지 전부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실무를 맡는 25개 플랫폼 기술 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 배치했다. 디지털과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고객 관점에 기반한 플랫폼 조직으로 전면 개편했다. IT 채용 인원도 당초 계획보다 늘렸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Sh수협은행은 올 상반기 공개채용에서 IT 분야 3급 인원을 별도로 선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은행권 처음으로 2019년 ICT 직무 특화 채용절차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에도 디지털 역량을 측정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데이터 분석 능력을 평가하는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인터뷰’와 디지털 소양을 평가하는 ‘TOPCIT(Test Of Practical Competency in IT)’ 등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며 디지털 인재 확보에 나섰다. 농협은행 역시 디지털 역량 검증을 통해 340명 신입 행원을 채용했다.

시중은행의 디지털 인재 채용은 신입 행원을 넘어 조직을 이끄는 수장을 뽑는 데서 더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른 은행이나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혁신 경험이 있는 이들을 영입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삼성전자 빅데이터 센터장과 현대카드 N 본부장 등을 역임한 윤진수 테크 그룹 부행장을 데이터 전략본부장 전무로 선임했다. 작년에는 네이버 출신 성현탁 부장을 영입해 부동산 정보 플랫폼 ‘리브 부동산’을 출시했다.

올해 1월에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멕킨지와 베인을 거쳐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에서 디지털 전략본부장을 지낸 조 전무를 합류시켰고 4월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박기은 전무를 600여명 개발자를 이끄는 테크 기술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KT 빅데이터 사업단 출신인 김혜주 상무와 SK 인공지능(AI) 업무를 담당했던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환 상무를 영입했다. 올 4월에는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지냈던 김민수 신한은행 통합AI센터(AICC)장을 선임했다.

하나은행은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출신 김소정 부행장을 영입해 미래금융본부 개인디지털사업 섹션과 AI 빅데이터 섹션을 맡겼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삼성 출신인 김진현 디지털 전환(DT) 추진단장과 이상래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을 영입했다.

◇ 늘어나는 시중은행 퇴직자 반기는 인터넷은행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전통은행에서 경력과 노하우를 쌓은 이들을 대거 뽑고 있다. 마침 희망퇴직자도 은행별로 늘어나고 있어 더 공격적인 인재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 특히 자유로운 출퇴근, 수평적인 문화, 1.5배 수준의 연봉 등 시중은행보다 나은 조건을 전면에 내세워 경력직 지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달 말까지 두 자릿수 직원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인력을 모집하는 부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개인 신용대출 상품 ▲준법 감시 ▲인사운영 ▲인사기획 등 총 5개 부문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금융 사기조사, IT 검사역 부문에 대한 채용도 진행했다.

토스뱅크도 오는 9월 출범을 앞두고 ▲개인 정보보호 ▲정보 보안정책 ▲자금 ▲데이터 엔지니어 등 10개 부서에서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번 채용으로 인력 60여 명을 충원해 총 200여명 규모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초 세 자릿수 채용 계획을 밝힌 뒤 현재까지 100여 명을 채용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인력 규모는 100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채용 변화는 달라진 직원 수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7만6946명이던 5대 시중은행 임직원은 올 3월 7만4716명으로 줄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177명에서 1340명으로 증가했다.

◇ 어려워진 지역 경제…수도권으로 향하는 지방은행

수도권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지방은행의 채용 양상도 달라졌다.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영업 경험이 있는 시중은행 퇴직자를 채용하며 지역 거점 한계를 극복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청년들이 갈수록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고, 디지털로 산업이 재편되며 기존에 제조업 등으로 경제가 성장하던 지역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은행이 어떻게 하면 지역을 거점으로 수도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이 수도권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4월 수도권에서 기업영업 업무를 맡을 기업영업 전문역(PRM) 채용한 데 이어 이달 7일 DGB금융그룹의 수도권 주요 거점지역으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의 복합점포 ‘DGB금융센터’를 개점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 경력 직원 채용에 나섰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시중은행 지점장 경력자를 대상으로 기업여신 전문직(FRM) 채용을 진행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4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영업점장 출신의 퇴직 직원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지점장 채용을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수도권에서의 기업여신 마케팅과 영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경우 지역 내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2019년 19개였던 서울 지역 점포를 지난해 18개로 줄이는 대신 광주와 전남 지역 영업점은 각각 75개에서 76개, 40개에서 42개로 늘렸다.

전북은행도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에 2개 소형 영업점을 없애고 세종시 내 영업점도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대신 전북지역 영업점은 73개에서 74개로 늘렸다. 최근 수년간 하락세를 보이는 광주·전남 지역 내 점유율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함에 따라 각 은행들이 저마다 다르게 전략을 짜고 있다”며 “결국 시대 흐름에 발맞춰 고객이 가장 원하는 금융을 누가 우선적으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임지윤 기자기사 더보기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