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재용 사면 의견 듣고 "고충 이해, 공감하는 국민 많다"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 등 재계로부터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충을 이해한다"며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계속해서 사면 필요성을 이해한다는 언급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재계에서는 한층 진일보한 태도 변화라는 해석과 함께 광복절 사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 회장,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를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받고 이 같이 말했다고, 간담회 직후 열린 브리핑을 통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사면 건의는 최태원 회장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임하는 등 재계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에 "경제 5단체장의 건의를 고려해달라"고 했다.

김기남 부회장도 "반도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총수가 있어야 신속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에둘러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지금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4월 최태원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협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청와대에 이 부회장의 사면을 공식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5월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 부회장의 사면은) 국민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월 문 대통령이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과 대비된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청와대의 태도 변화에 이 부회장의 8월 광복절 사면 가능성을 꺼내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