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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객 확보할 때…이커머스 패션 플랫폼 M&A 경쟁

기사입력 : 2021-05-20 18:02

(최종수정 2021-05-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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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타일쉐어·29cm 인수…고객 확보 전쟁 일단락
카카오-지그재그, SSG닷컴-W컨셉… 패션테크 '인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SSG닷컴, 카카오, 무신사 CI/사진제공=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SSG닷컴, 카카오, 무신사 CI/사진제공=각사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화두는 여성 패션이다.

지난 4월 신세계그룹 SSG닷컴이 여성 패션, 액세사리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면서 고객 확보 전쟁이 발발했다. 이어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여성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를 인수했다. 지난 17일에는 무신사가 스타일쉐어와 29CM의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하는 등 여성 패션 플랫폼에 대한 인기가 멈추지 않고 있다.

여성 패션은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미지의 영역이었다. 여성 패션은 인디 브랜드 위주로 성장했으며 유행이 워낙 빨리 변해 대형 이커머스가 대응하기 어려웠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섬유패션산업의 1인 이상 사업체 비중 10.2%, 10인 이상 사업체 비중은 7.2%이다. 특히 출하액 50억원 미만, 종사자 규모 20명 미만의 사업체수가 전체 섬유패션산업에서 95%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패션산업은 중소기업 위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신세계, 카카오,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면서 여성 패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산업통상자원부 2020 하반기 한국패션마켓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패션제품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채널로 주변인과 인터넷 정보수집을 각각 1, 2순위로 응답했다. 특히 인터넷, 모바일 정보 수집은 전년 동기 대비 31.2%에서 38.8%로 증가하면서 모바일 패션 플랫폼 점유가 중요해졌다.

◇ SSG닷컴, W컨셉(W Concept) 인수…여성 패션 플랫폼에 돌을 던지다

SSG닷컴은 지난달 1일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보유한 W컨셉 지분 전량을 양수하는 주식매매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SSG닷컴이 W컨셉을 인수한 이유는 적극적인 오픈마켓 진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SSG닷컴의 W컨셉 인수는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픈마켓 진출 위한 킬러 아이템으로서 W컨셉 인수는 합리적이며, 빠르게 온라인편집샵에 진출해 SSG닷컴의 온라인 시장 경쟁력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SG닷컴은 W컨셉을 자회사로 편입하나 플랫폼을 합치지 않는다. SSG닷컴은 플랫폼을 합쳤을 때 W컨셉 기존 고객이 느낄 불편함과 W컨셉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각각의 플랫폼이 보유한 인기 브랜드와 상품을 다른 플랫폼에 추가해 소비자들의 구매 접점을 넓히고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SSG닷컴은 럭셔리, 프리미엄으로 한정된 고객층을 W컨셉을 통해 MZ세대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이 갖춘 인프라를 활용해 W컨셉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W컨셉의 핵심 셀러에게는 신세계 그룹 오프라인 채널에 관련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W컨셉은 경쟁력이 있는 플랫폼이다”라며 “플랫폼 각자의 경쟁력을 중시하며 서로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인디브랜드 집합소 ‘지그재그’ 인수하며 판 키워

카카오는 지난달 14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인수했다.

크로키닷컴이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 인디 브랜드 집합소다. 4000곳 이상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서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주이며, 2030 충성 고객이 확보해 올해 연 거래액 1조를 바라보고 있다. 지그재그는 이용자에 맞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기순∙연령별∙스타일로 여성 쇼핑몰을 분류해서 보여주며 AI 기술을 활용,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자사의 기술력과 지그재그가 패션 분야에서 보유한 빅데이터를 결합해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패션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 부사장은 2021 1분기 카카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그재그 인수 관련해서 크게 3가지 시너지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카카오톡 내 다양한 지면을 활용해서 지그재그로 고객 유입을 강화할 수 있고 K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커머스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라며 “카카오 톡비즈 관점에서는 지그재그가 가지고 있는 4000개가 넘는 판매자가 카카오톡 채널과 연동된다면 카카오톡 채널 파트너 수와 트래픽이 가파르게 증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무신사, 우신사 해결사로 ‘스타일쉐어∙29CM’ 인수하며 경쟁 격화

무신사는 지난 17일 스타일쉐어∙29CM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수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하면서 상대적으로 W컨셉보다 작은 플랫폼을 인수하는데 3000억원을 쓴 무신사가 ‘너무 과한 지출을 한 것이 아니냐’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무신사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스타일쉐어의 회원 중 약 80%는 15~25세 여성이다. 특히 21년 스냅챗 세대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1%를 차지하고 4.4조 달러에 달하는 소비력을 갖추고 있는 Z세대를 잡기 위해 스타일쉐어와 29CM 인수는 필수적이었다.

무신사가 거래액이 더 큰 에이블리, 브랜디가 아닌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 대상으로 선택한 이는 무신사 사업구조와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에이블리와 브랜디는 도매 플랫폼으로 비브랜드 중저가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에이블리와 브랜디를 무신사가 인수했을 경우 자사 저가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양사는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운영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양사는 인수 이후 각각 플랫폼 정체성은 유지하되 통합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한 풀필먼트 센터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국내 패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고객에게 다양한 패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은 필수”라며 “앞으로 무신사, 스타일쉐어, 29CM 입점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유통 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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