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JP모건의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급했다. 배런스는 “삼성전자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삼성전자가 미국에 기반을 둔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찾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NXP반도체의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지만, 미국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에 생산라인을 보유해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장점이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퀄컴이 44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대상 기업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대형 M&A 추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은 지난 1월 열린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대내외 불확실한 상황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토대로 향후 3년 내 의미 있는 M&A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NXP 인수가 이득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결을 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에 화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열린 화상회의에서 “미국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미국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인프라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미국 전역의 노동자와 미국 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전기차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하만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NXP반도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104조원이다. NXP반도체의 시가총액이 60조원이고, 인수가가 시가총액이 10~15% 높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가는 약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NXP반도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NXP는 지난 2018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독일의 인피니언이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면서, 지난해에는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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