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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연 1000억 출연” 서민금융법 개정안에 업계 속앓이

기사입력 : 2021-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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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 정무위 법안소위 통과
당국 “신상품 공급 기대” VS 업계 “부담 커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경기도 용인 바이오코아 생명공학사업본부를 방문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2021.3.11)이미지 확대보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경기도 용인 바이오코아 생명공학사업본부를 방문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2021.3.11)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서민금융상품 재원을 위해 은행에 연간 1000억원의 출연금을 내도록 하는 서민의 금융 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으로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나 업계에서는 민간 금융사에 연일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고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오는 24일 예정된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심사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통해 확정된다.

개정안은 서민금융진흥원의 신용보증 재원에 금융회사 출연을 상시화하고 출연금 부과대상 금융사 범위를 기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에서 은행과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출연은 가계 대출에 비례한 공동 출연금과 보증 잔액에 비례한 업권별 차등출연금으로 구분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위원회는 민간금융회사에 가계 대출 잔액의 최대 0.03% 수준에서 출연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하 2019년 말 기준)은 1050억원, 여신전문금융업권은 189억원, 보험업권 168억원의 출연 의무가 생긴다.

현재 서민금융기금은 복권기금 등 정부 출연금 1750억원, 저축은행·상호금융 출연금 1800억원 등 약 3550억원 규모로 매년 조성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9년 말 서민금융 정부출연금을 올해부터 연간 1900억원으로 늘리고 금융권 전체 출연 규모도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개정안 취지는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기반 확보다. 다만 여야는 민간 금융사에 과도한 출연 의무를 부과한다는 논란을 고려해 5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일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서민금융 재원확대로 보다 많은 서민들에 서민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향후 개정안 시행에 맞춰 제도·상품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권 이익공유제’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민간 금융사에 복지 재원까지 부담하게 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기금은 제2금융권에서 주도적으로 마련해왔고, 은행도 이미 서민금융지원을 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출연 의무까지 지게 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당국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민간 금융사를 계속 끌어들여서 정부 사업을 갖다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이 2018년 12월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방안의 후속 조치로, 그동안 금융권과 협의해 온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저축은행·상호금융기관뿐 아니라 은행·여전·보험업권에서도 보증 재원을 기초로 신규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금융권이 직접 설계하고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공급해 각 업권 특성에 맞는 다양할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서민의 금융이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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