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리조트, 체질 개선 시작
주요 인사로는 다음과 같다. 사업별로는 리조트사업 담당임원에는 김진혁 전 호텔신라 상무, 골프사업 담당임원에는 전유택 전 한솔대발 대표이사, CFO(최고 재무책임자)는 조형석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발령됐다. 금호석화 측은 “김진혁 전 상무는 20여년간 호텔신라의 경영 전반을 경험했고, 전유택 전 대표는 과거 한솔오크밸리의 흑자전환을 이뤘다”며 “조형석 신임 CFO는 금호석유화학내 최고 재무전문가이며,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성일 신임 대표이사는 국내외 영업·관리부문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금호석화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금호리조트의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유휴 부지를 통해 신사업 모델을 발굴한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에 약 8만2000평, 아산스파비스에 약 3만5000평의 유휴부지를 가지고 있다. 해당 토지를 활용해 외부 투자 유치 등 부가가치 창출을 추진한다. 콘도의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온라인 플랫폼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
금호석화 측은 “외부평가기관의 감정평가 및 최근 유사 거래 등을 토대로 평가한 금호리조트의 부동산 자산가치는 약 7900억에 달한다”며 “약 3700억원의 부채를 제외하더라도 인수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며 인수 주체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의 재무여력을 감안할 때 현재의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유휴 부지는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며 “특히 콘도 부문의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된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온라인 플랫폼 등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서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 모델로 빠르게 전환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박철완 “금호리조트 인수 문제 많아”
박찬구 회장이 금호리조트 체질 개선을 시작한 것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카 박철완 상무의 주 저격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현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금호리조트 인수를 꼽았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실적을 비롯해 금호석유화학그룹과 관계없는 사업을 영위하는 해당 M&A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 부분에 있어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7900억원 가치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미래수익성 추정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업타당성분석의 결과를 투명하게 주주와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 또한 금호리조트는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과다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기업임과 동시에 회사의 사업과도 연관성이 없는 기업으로서 인수 결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며 “이는 의도적인 데이터 왜곡과 주주를 기만하는 잘못된 정보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보면서 현 경영진에게 진정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 노조, 박찬구 회장 손들어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계열사 노조들은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고 있다. 4개 계열사 소속 6개 노조가 박 상무를 비판한 것.
금호미쓰이화학과 금호폴리켐 노조는 16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박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장악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그는 과거 금호그룹 분쟁에서 박찬구 회장이 쫓겨난 틈을 노려 입사한 뒤 경영부실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이제 와서 아전인수격으로 그룹을 통째로 삼키려 한다”며 “박삼구 전 회장의 무모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결국 금호그룹은 갈갈이 찢겨 나갔고, 화학 2개사 노동자 및 금호석화 노동자들이 그 부실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철완 상무는 그룹 재건의 명목으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멀쩡한 금호미쓰이화학을 경쟁사에 매각하려 했다”며 “그뿐만 아니라 경영부실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금호폴리켐의 주요 자산까지 매각을 계획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여수·울산수지·울산고무공장 등 금호석화 3개 노조, 금호피앤비화학 노조 또한 박찬구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는 지난 15일 “코로나19 시대에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꾸준한 증설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인 현 경영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는 모기업인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소식이 달갑지 않으며, 박철완 상무의 행보는 기업인이 아닌 포퓰리즘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들의 주장대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실적 고공행진을 달렸다. 금호석유화학 지난해 영업익 7420억원, 매출 4조8100억원, 당기순익 58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3654억원 대비 2배 가량 급증했다. 금호석화 측은 “합성고무는 타이어용 범용 고무 제품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합성수지는 가전·자동차용 ABS의 경조한 수요로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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