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경영 역량 강화…포용금융 추진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금융', '플랫폼 금융'과 함께 ‘사회가치 금융’을 언급하며 ESG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경영 전반의 ES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해 투명하게 공개, 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며 “하나금융도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금융 기준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지속가능채권을 매년 정기적으로 발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2019년 지속가능채권을 6946억원 규모로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5000만달러 사모채권 발행 시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목적의 소셜본드로 발행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9년 그룹사회가치총괄 임원을 선임하고 은행에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해 ESG 경영을 위해 조직역량을 강화했다. 환경 관련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2018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본점)에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 탈석탄 금융 선언…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설립과 함께 그룹 차원의 ESG 경영을 도입했다. 작년 말에는 ESG 전담부서인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올 초 그룹사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ESG경영협의회를 설치했다.
ESG경영협의회는 ESG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ESG 관련 각종 추진현황을 보고받는 등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ESG에 대한 그룹사들의 공감대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년 초 전 그룹사가 함께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UNEP FI에서 제정한 ‘책임은행 원칙(PRB)에 서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하고 탈석탄 금융을 추진하기로 했다. ‘탈석탄 금융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중단하고 기존에 투자된 관련 자산도 리파이낸싱 시점에는 가능한 회수한다.
수소연료전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도 확대해 정부에서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TCFD 및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TCFD 지지 선언 후 TCFD 권고안에 따라 그룹 내 실질적인 이행 체계가 갖춰질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차원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 등 그룹의 전략 방향과 리스크 관리를 연계해 나간다.
아울러 CDP 서명 기관에 가입해 글로벌 투자기관으로서 그룹사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이행현황을 투명하게 대외에 공개하고 이를 통해 그룹의 장기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우선 영업점 조명을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친환경 전기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연중 진행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여신심사 시 신용평가 단계에서는 오염물질 배출, 처리에 대한 정보 등을 기업에 대한 평가 요소에 일부 반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함께하는 든든한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가치체계를 구축하고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와 연계한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메세나 확산, 환경 보존 등 5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SG 채권시장에서는 그린본드와 소셜본드, 지속가능채권을 모두 발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 상황과 사회적 요구 등을 고려해 적정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9년 2월 2000억원, 2020년 총 세 차례에 걸쳐 7500억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또 2019년 5월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지속가능채권(포모사 채권), 2020년 10월에는 4억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 코로나19 회복 지원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시중은행 달러화 벤치마크 채권 중 역대 최저금리로 5억5000만달러 규모 외화 ESG 선순위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2019년 4월 국내 카드업체 최초로 1000억 규모 소셜본드, 2019년 11월 민간기업 최초로 2억달러 규모 소셜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 ESG 투자 확대…신재생·농업 ‘투트랙’
손병환닫기손병환기사 모아보기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지주 및 계열사 임원, 부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1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ESG 경영체제로의 완전한 전환인 ‘ESG 전환(Transformation) 2025’ 비전을 선포했다.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고 정부의 탄소 중립 선언과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친환경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앞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PF 대출과 채권에 투자하지 않고 친환경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의 탈석탄 금융도 선언했다.
이에 맞춰 농협 금융은 ESG 의사결정 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이사회 안에 ESG 관련 위원회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를 신설해 ESG 전략 등을 의결하고 추진현황을 점검하도록 한다.
ESG 경영전략 수립 및 추진, 성과관리 등을 위해 회의체도 운영한다. 회장 주관의 ‘ESG 전략협의회’와 부서장 주관의 ‘ESG 실무회의’를 신설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존 전담조직인 ‘ESG추진팀’도 ‘ESG추진단’으로 격상할 계획이다. 계열사 CEO 성과평가에도 ESG 요소를 반영하기로 했다. ESG 추진과제, 목표달성도 등이 평가 항목에 포함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녹색 금융과 사회적 책임 금융으로 나눠 ESG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녹색 금융은 농협의 특성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그린 임팩트 금융’과 친환경 농업 및 농식품 기업을 지원하는 ‘농업 임팩트 금융’의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ESG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피보팅(pivoting·외부 환경에 따른 사업 전환)’ 전략도 수립했다. 농협의 정체성과 사회공헌 역할을 강화해 환경과 연관된 농촌봉사 등을 확대하고, 업무 차량 전기차 교체, 태양광 패널 설치 등 물리적 자원을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0월 지주·계열사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ESG 비전·경영원칙, 조직체계, 투자기준·평가·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왔다. ESG 투자 포트폴리오도 확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작년 7월 5억달러 규모의 ESG 글로벌채권을 발행했고, NH아문디자산운용은 같은 해 9월 ‘아문디 100년 기업 그린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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