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부터 각 계열사별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다.
다만 이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비상경영체제라고 할 수 없다. 미래먹거리가 걸린 주요 투자 결정 등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 구상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삼성이 '총수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CEO 협의체 형식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이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2013년 최 회장의 수감생활로 총수 공백을 맞았던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이 그룹 주요 의사결정을 맡았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신사업 투자여부 등을 고민하는 일종의 전략회의를 위한 협의체다. 현재까지도 매달 회의가 열리고 있다. 최 회장은 거의 참석하지 않지만, 매년 6월 열리는 확대경영회의에 나와 경영화두를 던지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사실상 SK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미전실 해체 이후 설립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전자계열사간 사업을 조율하는 수준으로 권한과 역할이 대폭 축소됐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사업지원TF를 겨냥한 이상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CEO 협의체가 가동되더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3년 한화그룹은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구속으로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다. 그러나 한화 비상경영위원회는 밀려있던 당해 임원인사를 발표한 것 외에는 유명무실했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테크원(현 현화테크원) 등을 인수한 삼성그룹과 '화학·방산 빅딜'은 김 회장의 복귀 이후에나 이뤄졌다.
재계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야 할 삼성이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겠지만 뾰족한 묘수도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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