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고객의 생각보다 미리 앞서나갈 수 있는 디지털 보험회사가 되어야 한다”
지난달 28일 CEO로 첫 출근해 대표이사 업무 인수인계를 받은 김 대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지난 4일 사내방송과 유튜브로 취임사를 전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화 외에 다른 두 가지 전략으로 ‘고객 최우선’과 ‘차별화된 경쟁력’ 창출을 주문했다.
이어 ‘CPC(고객·상품·채널) 전략’ 관점을 강조하며 제로 베이스에서 현상을 진단해 블루오션 시장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 수립을 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 김 대표의 취임 이후 처음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영 전략 회의’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오갈 전망으로 알려졌다.
KB손보 관계자는 “김 대표가 말한 세 가지 경영전략이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이 세 번째 발언이 고객 경영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풀이했다.
“새로이 KB손보의 키를 잡은 김 대표가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자고 말할 때 디지털화 추진은 고객을 위해 가장 우선시되는 부분이다”라며 첨언했다.
이미 지난 2019년 1월,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춰 통합 앱을 출시한 KB손보는 이를 통해 타 손보사에 비해 디지털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업계 내 평가를 받고 있다.
KB손보는 이를 통해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영업을 영위하는 캐롯손보의 강세에 이어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소식으로 손보 업계 전체가 ‘디지털 혁신’ 기반의 고객 소통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선발 주자의 위치를 선점했다.
구글 스토어에서 KB손보 앱의 평점은 3.9점이다.
KB손보가 과거에 비해 중장년, 노년층의 고객도 디지털 환경에 많이 익숙해져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와 자동차 보험의 사고 접수 등을 앱을 통해 진행하는 상황에 따라 편의에 초점을 두고 통합 앱을 설계한 점이 이 평점을 견인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UI, UX) 측면에서 직관적으로 앱의 작동과 보험금 청구가 용이하게 한 부분이 특장점이다.
KB손보 앱 리뷰 중 “서류 촬영하고 날짜를 지정해서 제출하면 보험금 청구가 끝이고 UI가 직관적이라 좋다”는 내용이 KB손보의 고객 우선 경영 행보 확장에 힌트로 적용된다.
김 대표는 통합 앱 출범 당시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KB손보 이사회 구성원이었다.
이사회 구성원으로 통합 앱 출범 이후 고객들의 반응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김 KB손보 대표의 고객 우선 경영 지침 속 ‘디지털 강조의 근거’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KB손보는 통합 앱 출범 이후 지난해 6월, KT와 제휴해 보험업계 최초로 ‘모바일통지 서비스’를 도입하며 디지털 바탕의 고객 우선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KT 고객 외에도 이동통신 3사 고객 모두 별도의 앱 설치를 할 필요 없이 서비스 제공 동의만 선택하면 이용 가능한 모바일통지서비스는 기존 등기우편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다.
KB손보가 서비스 도입 다음 달인 지난 7월, 자동차보험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모바일 서비스한 뒤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김 대표가 경영전략회의에서 세운 세부계획을 틀로 삼아 실현할 듯하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의 기술이 더해져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KB손보의 대표 상품부터 적용될 양상이다.
빅데이터는 이미 보험금 자동심사시스템에 적용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기법, 자동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보험금 청구 유형건에 따른 자동심사 적합 유무를 결정하는데 쓰이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진화와 청구 채널 다양화로 100만 원 이하의 자동차보험의 청구금 지불은 통상적으로 하루 이내, 빠르면 몇 시간 내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수준이다.
KB손보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 자동차보험 지급시간 0.16일으로 흥국화재 0.04일, 한화손보 0.14일의 뒤를 이어 업계 상위권에 올랐다.
디지털 적용 범위는 진화하는 의료 기술과 세분화되는 치료 명칭, 방식, 진단명에 따라 꾸준히 복잡해지는 암보험과 각종 상해보험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화와 고객 최우선, CPC 전략은 모두 ‘고객 눈높이 맞춤’ 측면에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KB손보가 지난달 29일 CPC 전략 관점에 맞춰 조직체계 기능을 강화한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 일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더한다.
KB손보는 기존에 상품, 경영으로 구성된 2총괄 체제를 접고 부문장 중심으로 경영관리체계를 재조정하며 부문 단위의 의사결정과 내부 책임경영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위해 CPC전략부문, CPC전략본부를 신설했으며 부문 산하에 장기상품본부, 장기보상본부 등을 배치해 시장 대응과 손해율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객, 상품, 채널을 아우르며 손보 업계 전체의 대표 상품인 동시에 막대한 적자를 안기고 있는 실손, 자동차보험의 손실 개선에 나서 고객 소통,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김 대표가 ‘1등’, ‘최초’, ‘유일’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자고 한 길에 고객 우선 전략과 디지털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