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0원 오른 1,08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하루 만에 오름세다.
지난밤 사이 달러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미 국채 수익률 급등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저점을 찍고 반등한 것이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후 달러/원은 달러 약세에 따라 하락 반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 예상을 깨고 장중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2자리를 모두 차지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이 보다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달러 약세를 자극한 탓에 달러/원의 상승 역시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396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4% 떨어진 89.49를 기록했다.
■ 달러 약세 외면 달러 '사자'
글로벌 달러 약세를 촉발한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됐지만, 서울환시에는 역외와 수입 업체를 중심으로 달러 '사자'세가 몰렸다.
달러인덱스와 달러/위안 환율 하락, 심지어 코스피지수가 2% 넘게 오르며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시장참가자들은 달러 매도가 아닌 매수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의 현 레벨 자체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서는 달러/원 1,080원대에서 공격적으로 숏플레이에 나서긴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달러/원 추가 하락 시 외환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부담이었고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됐지만, 이 역시 가격에 선반영했다는 인식이 강해 달러 약세에도 시장참가자들이 선뜻 달러 매수에 나서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블루웨이브로 달러 약세가 진행됐지만, 달러/원은 어느 정도 가격에 이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달러 매도에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달러 약세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한다고 가정할 때 달러/원의 추가 하락은 1,080원선 초반까지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8일 전망…블루웨이브 여진 주목
오는 8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와 미 주식시장 상승이 확인될 경우 1,080원대 중반 레벨까지 다시 내려설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웨이브가 꼭 주식시장에 악재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재정부양책 강화로 달러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기조도 한풀 꺾인 데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가벼워진 포지션으로 숏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블루웨이브에 따른 달러 약세도 이미 일정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에 달러인덱스의 급격한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됐지만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과 미 주가지수 선물은 비교적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며 "미 주식시장도 바통을 이어받아 상승 흐름이 나온다면 시장 전반의 리스크온 분위기는 한층 고조될 것이고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현상 또한 강화되며 달러/원의 하락을 자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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