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던 2600선은 물론 2700포인트도 넘어서자, 기존 제시했던 목표 수치를 상향하는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불과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밴드 상단으로 2700~2800선을 제시했었다. 3000포인트 이상을 전망한 증권사는 흥국증권(3000p)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코스피에 반영되면서 2700선을 넘어서자, 기존 추정치보다 높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여부에 따라 평가가치 재평가는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고 1년 뒤 예상 이익 증가만 감안해도 코스피 전망치는 현재 지수 수준에서 15% 이상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라며 “통상 초반에 낙관적인 이익 전망이 시간이 가면서 하향 조정되는 점을 고려해도, 해당 수준의 상승 전망은 큰 무리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수 하단도 과거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저금리로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60조원을 넘고 있는 증시 대기자금(예탁금) 때문”이라며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승을 쉽게 과열로 단정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내년에도 한국 주식시장 내 차별적인 기초체력(펀더멘털) 매력을 바탕으로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는 3000 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압력이 내년에도 유효하고 코로나19 완화로 인한 수요 회복과 함께 재고축적 수요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인터넷, 2차 전지,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의 업종을 주목한다”라며 “이들은 2022년까지 코스피 이익성장을 이끌어가고, 산업·업황의 변화, 정책동력 등을 바탕으로 성장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를 2100~3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지난 10월 연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코스피 상단인 2700포인트에서 2개월 만에 30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을 때에는 5.4배, 가장 높을 때는 13.2배에서 움직여 왔는데, 지금의 12.9배는 최상단에 위치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파운드리, 배터리, 전기차 등이 코스피의 이익 레벨을 높일 가능성을 내년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라며 “외국인 주도 장세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의 집중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에서는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2000년대 중반의 자산 버블 국면이 2020년 연말에 재현되는 양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지금의 현실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는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오를수록 위험 요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경기 부양책이 백신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할지, 또 표적봉쇄를 통해 코로나19가 진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 S&P500지수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VIX는 아직 20선으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완화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국내 주식시장 내 변동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 상승 탄력은 언제든 둔화될 수 있다”라며 “다만 위험 요인들이 당장 반영될 시점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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