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1건의 업무협약도 줄줄이 발표했다. 신한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계와 KT, 유통업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제휴와 업무협약 등 MOU 건수와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진행됐지만 올해 GS리테일의 행보가 유독 관심을 받는 건 최근 유통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치열한 생존 전략을 엿볼 수 있어서다. 2010년 들어 소비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 합병으로 긍정적 비전…‘재무적 보완’도 가능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이 떠들썩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GS리테일은 GS25와 슈퍼, 호텔, 랄라블라 등을 운영하면서 적극적인 출점을 통해 전국에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갖추게 됐지만 위기의식은 날로 커져갔다. 점포 수 정체와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다. 무엇보다 이커머스 구심점 실종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GS프레시’, ‘GS25’, ‘랄라블라’ 등 브랜드별 쇼핑몰을 구축했지만 온라인 판매 채널이 분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합병이 성사되면 국내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가 탄생하는 셈이다. 각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선두권인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된다. 아울러 오는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통합에 집중해 현재 2조8000억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의 취급액을 7조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번 합병으로 GS리테일은 재무적인 보완을 기대해볼 수 있다. GS홈쇼핑은 보유한 현금이 많고 부채가 적으며 수익성은 높다. 지난 9월말 기준 금융부채를 제외하고도 69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했고, 부채비율은 26.1%밖에 되지 않아 재무 건전성이 탄탄하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13.01%, 2018년 12.39%, 지난해 9.84%으로 수익성도 좋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GS홈쇼핑의 개인 주주들 사이에서는 합병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GS리테일에 유리한 합병으로 보이지만 합병 결정은 두 회사의 대주주가 GS그룹이기에 가능했다. GS그룹이 가진 GS홈쇼핑, GS리테일 지분은 각각 36.1%, 65.75%다. GS그룹은 합병 이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합병 후 배당성향 40% 수준을 지향하겠다는 주주 환원 정책도 공표했다. GS그룹은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 제반 절차를 거쳐 내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협약 통해 IT 기반 기술 고도화
오프라인 유통기업 중 GS리테일의 행보가 유독 돋보이는 건 회사가 보유하지 못한 미래 기술 을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확보하고 있어서다. GS리테일은 LG전자와 손잡고 고객이 주문한·GS25의 상품을 로봇을 통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요즘 물류업계는 운송과 배달에 드론과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활용한 첨단 물류 로봇에 관한 연구와 실험이 활발하다.
GS리테일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로봇 배송 서비스를 고층 빌딩 내 입점한·GS25에 우선 적용해 바쁜 직장인들이 도시락,·샌드위치,·음료 등을 점심시간에 주문했을 때 활용한다. 신한카드, KT와는 데이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신한카드와는 고객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 고객 구매 데이터와 신한카드 소비패턴 데이터를 결합한 데이터 수익 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통-카드 데이터를 상품화 해 한국데이터거래소(KDX)를 통해 소비재 제조업체, 광고관련 기업, 공공기관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KT와는 물류최적화 플랫폼을 통한 물류운송 최적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빅데이터, IT·플랫폼 등을 활용해 물류데이터를 융합·분석하고 최적화된 물류 및 운송환경을 구현하는 디지털물류 공동 사업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향후에는 물류와 모빌리티를 융합한 미래형 서비스개발과 친환경 물류시장 선도를 위한 EV(Electric Vehicle)기반의 모빌리티 사업개발도 공동 추진해 미래 신성장 사업영역까지 협력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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