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그룹 ‘미래위원회’ 출범
정 부사장이 신사업 육성을 직접 지휘함에 따라 현대오일뱅크가 추진 중인 ‘종합 에너지 충전소’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30년까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충전소를 180개로 확대, 정유・수소가 결합된 종합 에너지 충전소를 지향한다.
나프타 분해시설 HPC공장 설립은 종합 에너지 충전소 전환 동력으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현대케미칼을 설립, 해당 공장을 짓고 있다. HPC공장은 내년 완공 예정이다. 나프타 분해를 통한 석유화학제품 정제 과정에서 발생한 부생수소를 수소 충전소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종합 에너지 충전소 전환은 과거 밝혔던 내용으로 장기적인 청사진”이라며 “전국에 400여개를 보유해 정유사 중 가장 많은 직영주유소를 확보한 점을 살려 수소충전소를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구축, 시장 장악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상반기 원유정제 매출 6조822억원, 전년 동기 대비 55.41% ↓
현대오일뱅크가 수소를 활용한 종합 에너지 충전소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석유사업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올해 2~3분기에도 석유사업 부진은 이어졌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유정제 매출은 6조822억원이다. 전년 동기 9조4522억원 대비 55.41%(3조3700억원) 급감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말 19조462억원 대비 1/3 수준에 불과하다.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올해 연간 매출은 12조1644억원으로 추산, 지난해보다 약 7조원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 부분은 코로나19의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부분”이라며 “여객, 여행 등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급감했고 정유사의 매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매출 급감은 수익성 지표를 하락시켰다. 올해 상반기 현대오일뱅크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48%였다. 2017년(18.53%)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주식 1주에 포함된 당기순익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EPS(기본주당순이익)도 마이너스다. 올해 상반기 현대오일뱅크의 EPS는 –1914원이었다. 2017년 3472원과 비교하면 처참하다. 연도별 EPS는 2018년 1251원, 지난해 848원이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유 시황이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됨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3분기는 비정유 사업 선전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3분기 매출(연결 재무제표 기준)은 3조3277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760억원, 영업이익은 220억원 증가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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