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8일 신용거래약관을 개정하고 다이렉트 계좌의 신용융자 기본이자율을 기존 연 9.0%에서 연 8.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변경된 금리는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 대출 금리에 모두 적용된다.
같은 날 케이프투자증권도 약관을 변경하고, 기존 8.5%이던 30일 미만 신용융자 이자율을 6.5%로 2.0%포인트 내렸다. 또한 대신증권은 오는 10일부터 다이렉트 계좌에 대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기존 10.5%에서 8.5%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현대차증권 등도 일제히 신용융자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이며,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인하 폭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이 금융투자사 대표단을 직접 만나 증권사들의 높은 신용융자 대출 금리에 대해 비판한 만큼 상당수의 증권사가 이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 위원장은 이날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는 동안 신용융자 금리를 전혀 변동시키지 않은 증권사들이 있다”라며 “이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불투명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구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에서 신용융자를 내주거나 한국증권금융에서 돈을 조달해 신용융자를 제공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수개월 간 돈을 빌려준 후 연평균 7~10% 수준의 이자를 챙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올해 신용융자 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682억원의 신용융자 이자수익을 내 증권사 중 가장 큰 이익을 신용융자 이자수익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546억원), 삼성증권(456억원), NH투자증권(415억원), 한국투자증권(323억원), KB증권(26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에 달하면서 그동안 높은 이자를 받으며 고금리 장사를 해온 증권사들이 지나친 이윤을 가져간다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로 이달 1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6조27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금리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가 조달하는 비용에 비해 높게 책정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는 자산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이같이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를 단순히 은행 금리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대출 금리 낮춤으로써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를 부추기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는 유동성,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라며 “지금처럼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신용융자 금리를 하락하면 결국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가 빚투의 주범으로 몰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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