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 총액이 공식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이 이어진 영향이다. 특히 증권사 신용공여액이 역대 최대로 늘며 전체 가계 빚 증가세를 견인했다.
2분기 중 가계신용 증가폭은 전분기(11조1000억원)와 전년 동기(16조8000억원)보다 모두 확대됐다.
가계신용 잔액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사상 최대치다. 지난 1분기(1611조4000억원)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친 것으로 사실상 가계부채 총량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2분기 말 1545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3조9000억원(1.6%)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873조원, 기타대출이 67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각각 14조8000억원, 9조1000억원 늘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전세자금에 대한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분양물량 증가로 인해 집단대출이 늘었음에도 대출규제, 정책모기지론 취급 감소로 증가폭은 전분기에 비해 소폭 축소됐다“며 ”반면 기타대출의 경우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증권시장의 신용공여 규모 증가로 전년동기에 비해 증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증권회사 신용공여액은 2분기 7조9000억원 급증해 사상 최대 폭으로 늘었다.
대출 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분기 중 14조4000억원 늘어 전분기(12조9000억원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 증가규모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간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의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감소에서 2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도 증가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95조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31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금융기관(보험, 연금기금, 여신전문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2분기 중 9조3000억원 증가해 전분기(6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금공의 정책모기지론 양수액 감소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었지만 증권사 신용공여 규모 증가 등으로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91조6000억원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2조원(2.2%) 늘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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