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수주 경쟁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사업에 성공한 뒤 한국 해군이 현대적인 구축함에서 항공모함까지 갖추는 일로 나아가는 데에 한화시스템이 있다"
마치 기업의 홍보 영상 속 문구와 같은 이 문장들이 곧 한화시스템의 해양 방위산업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화시스템은 방사청이 올해 하반기에 업체를 선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사업비 약 6700억 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전투체계 사업에 기업 역량을 쏟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양사는 모두 KDDX에서 통합마스트를 선보인 바 있으며, 통합마스트는 함정의 첨단 센서와 통신안테나 역할을 하는 전투 중 함정의 생존능력을 좌우하는 부분이기에 수주전에서 주목 받는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09년부터 신형 통합마스트 개발에 기업 역량을 쏟았으며, 안테나와 센서 간의 간섭 문제를 개선하고 이들을 하나로 합치는 방식으로 전투 능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먼저 시연에 앞서 구미 해양연구소 본관에서 한화시스템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젊은 방산 조직임을 강조했다.
삼성과 프랑스의 탈레스가 합작해 설립한 삼성탈레스가 시스템 부문의 전신이며, 한화S&C가 ICT 부문 전신인 두 기업이 2018년 합병되어 통합하면서 이뤄진 한화시스템은 방산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루는 점 자체가 큰 특징인 기업이다.
2017년 프랑스 탈레스의 지분이 나가고 한화 100% 지분의 통합 법인이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방산과 ICT 두 부문으로 나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구미사업장이 한화시스템의 모든 제품의 양산이 이뤄지는 곳이며 한화시스템은 지난 3일 진행된 구미 사업장의 시연에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다양한 시설을 돌아보는 동시에 한화그룹 기업 중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기업 분위기를 강조했다.
방산 연구를 담당하는 기업의 본관인 만큼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계단의 좌우측 손잡이를 따라 진열되어 있는 부서별 활동 사진과 밝은 일터를 위한 문구, 아이디어와 사무실마다 걸려있는 안내판은 잠시 군대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이내 보이는 젊은 연령대 직원들의 편한 복장과 5가지 선택지, 각종 편의식, 음료 등으로 구성된 사업장 내 식당 등이 군대를 연상시켰던 기억을 지우고 젊은 ICT 기업으로 다시 한화시스템을 볼 수 있게 도왔다.
한화시스템은 실제로 평균 근속 연수가 높고 중장년 층이 대다수인 방산 업계에서 드물게 근속 얀수가 13년이 채 못되는 젊은 층에 속하는 기업이다.
해군 관련 방산 기술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동시에 함정 전투체계를 연구하면서 젊은 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ICT 부문의 역량을 키우는 모양새다.
◇ 함정의 두뇌, 전투체계
한화시스템이 국내 유일의 전투체계 개발능력 보유 기업으로 강조하는 점은 지속적인 성능 업그레이드와 후속 군수지원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차기 호위함 FFX-Ⅲ 함정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며, 지난해 필리핀에 300억 원 규모의 함정 전투체계를 수출한 바 있다.
함정 전투체계는 함정에 탑재되는 센서, 무장, 통신 및 지휘체계를 통합 운용하기 위한 무기체계로 한국 해군 외에도 전 세계 해군이 모두 스마트 네이비로 나아가고자 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기술이다.
'보기 안 좋은 게임은 하기도 싫다'는 말로 한화시스템의 개발자는 전투체계 개발에 대해 요약하며 함정에 탑승하는 승조원들의 연령대는 한국의 징병제, 직업 군인 문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젊은 점을 고려하여 이에 따른 UX(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반영한다고 알렸다.
현재 2개인 콘솔 화면을 3개로 구현해서 1명이 1.5배 가량의 활용을 하기 위한 연구와 서버가 기기의 메인보드가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며 잠수함, 전투함 콘솔의 해상도를 다르게 하여 시인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사용자 UI 변화의 일환이라고 첨언했다.
한화시스템 연구진은 모든 전투체계는 함정에 탑재되기 전 각종 전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그대로 담은 맵에서 시범 운항을 실시하며 공격 등으로 인해 각기 다른 콘솔의 작동이 불가능해도 마지막 정보를 자동 저장하고 다른 기기에 넘겨 다소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하나 남은 마지막 콘솔로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며 시스템의 성장에 따른 발전도 언급했다.
또한, 한화시스템 측은 해군이 바다에서 수리를 위해 장비를 가지고 육지로 복귀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투체계의 수명 주기 지원을 위해 모든 자료를 계속 가지고 있으며, 무기체계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행보라며 해양연구소 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실을 소개했다.
무장 캐비넷, 지휘통제 캐비넷, 9개 콘솔이 하나의 세트가 되어 3번째 차기 중형 전투함에 탑재되기 전 운항과 어뢰 발사를 시연하면서 어뢰의 추적 타격 기능과 표적 탐지, 추적 발사 등 역시 이어서 설명하며 어뢰가 실제 무장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과거의 어뢰와 차원이 다른 수준의 정밀 타격을 시행하는 점 역시 말했다.
이외에도 AI를 탑재해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교전임무 수행이 가능한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이 현장에서 관심을 모았다.
무인수상정에서 나아가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은 자율 항해로 연안에 매설된 기뢰를 탐색하며 향후 해군 무기체계로 실전에 투입될 계획이다.
구미 공단 사업장 내에는 실제로 바다에서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과 같은 임무를 수행한 무인수상정이 주차되어 있어 한화시스템이 진행하고 있는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연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화시스템은 이처럼 함정 전투체계 등으로 대표되는 해군 방위산업 기술력 증진에 기업의 역량을 쏟는 동시에 ICT 기술력 강화 역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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