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증권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0억원을 출자한다.
지난해 말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메리츠증권은 이번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이렇게 되면 약점으로 꼽혔던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되면서 향후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전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3자 배정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로, 이로 인해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5865만1026주다. 신주 발행가액은 액면가(1000원)의 3.4배 수준인 3410원이다.
메리츠증권이 최대주주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이번 증자에 대해 “재무 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이라고 밝혔다.
초대형 투자은행(IB) 기준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 기준에 산정되지 않는 신종자본증권 2500억원을 제외하고 이번 유상증자 2000억원을 더하면 메리츠증권의 자본금은 3조9200억원 수준이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메리츠증권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구(舊)NCR(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은 151.3% 수준으로, 이번 증자 이후 159.7%로 8.4%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신(新)NCR 또한 유상증자 이후 기존 903.6%에서 1052.2%로 올라간다.
재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지난 20일 메리츠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국내 부동산 및 해외 대체투자 관련 과도한 익스포저 부담을 회사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김성진 나신평 연구원은 “회사가 마련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따라 과도한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를 적절한 수준으로 감축할지의 여부, 부동산 금융에 집중된 사업구조의 다변화 여부, 우발채무 현실화 및 여신성 자산 부실 등에 따른 재무 안정성 저하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이번 증자에 대해 “유증 규모가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분의 1 미만이고 성장기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메리츠증권은 과거에도 증자 이후의 효율적 자본 활용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했던 경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발행어음 등 초대형IB 라이선스를 통해 규제에 일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증가한 자본 활용방안 구체화시 이익전망치 등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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