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94포인트(3.87%) 떨어진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5년 8월 24일(1829.81)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중 한때 5% 이상 폭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을 위한 새 기준은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에 비해 코스피는 3배, 코스닥은 2배 이상 증가한 경우다. 기존에는 코스피는 6배, 코스닥은 5배였다.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의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이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는 기준도 신설됐다.
금융위는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국내외 시장 상황을 살펴 가며 결정하기로 했다. 당시 금융위는 “공매도는 개별 주식의 적정가격 발견 등 순기능을 가지고 있어 시장 전반적인 공매도 금지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상황별 컨틴전시플랜(비상 계획)이 마련돼 있는 만큼 국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실기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거래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5000~6000억원 수준을 보이다가 코스피지수가 4% 급락한 지난 9일 8933억원까지 치솟았다. 통계가 집계된 2017년 5월 이후 역대 최대다. 정부의 공매도 대책이 발표된 10일에는 4618억원으로 2배 가까이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주가 변동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으나 주가 폭락 국면에선 투기 수요까지 가세한 공매도가 실제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 주가 낙폭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공매도는 평소에는 주주도 아닌 이가 특정 기업이 어려워지면(아님 악소문을 내서) 그 기업의 주식을 빌려 팔아서 이익을 취하고, 해당 기업과 주주들에게는 막대한 손실을 안기는 악질적인 제도”라며 공매도 폐지를 요청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잔치”라며 “공평하게 공매도를 폐지 시키던지 개인들도 공매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시적으로나마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공매도 지정 종목 완화제도는 이미 공매도가 급증해 주가변동이 일어난 종목에 취해지는 조치”라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전체적인 투자심리위축과 경기전망의 불확실성 등이 시장 전체에 대한 불안심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공매도 자체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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