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24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의협,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상황 정부 부실 대응으로 위기 초래 주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역사회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함을 역설했다"면서 "정부가 뒤늦게 심각 단계로 격상하였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심각 단계에 준하는 실질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즉각 경질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참사에 대해 방역의 총체적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두번째로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감염 확산은 명백한 방역의 실패이며, 그 가장 큰 원인은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의학적 관점에 따른 의사협회의 조언을 외면하지 않고, 정부가 사태 초기에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면 지금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의협, 지금이라도 중국발 입국자 금지 조치 필요 주장
최 회장은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증상 감염자들 역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상당한 감염력을 지닌다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연구에서 밝혀졌다"면서 "이것은 중국 등 위험지역의 문을 열어놓고 유증상자들을 검역에서 걸러내는 것으로는 해외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발 입국 금지를 전면적으로 즉각 시행하지 않고는 감염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과 일반 의료기관으로 이원화된 의료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하고 운용해 코로나19 환자들을 조기 진단, 격리,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상세한 계획과 경과를 즉각 국민과 의료계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외출을 자제하고, 휴교, 휴원, 휴업 조치와 집단 행사의 금지 등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을 원천적으로 막아 지역사회감염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상시적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조기진단과 격리, 치료 그리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어 등의 조치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해외 감염원이 끝없이 유입되어서는 절대로 우리는 이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셋째 정부의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감염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특정 종교 단체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염된 신천지 신자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이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들 역시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우리 환자들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자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특정 종교 단체와 무관한, 감염의 역학적 경로가 불분명한 수백명의 환자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이들의 역학적 경로를 파악하고 확산 차단을 위해 충분한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감염병 비상사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실질적 태도를 취하지 않고 사태를 호도한다면 첫 번째 총체적 방역 실패에 이어, 또 다른 방역 대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과학에 근거해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네번째로 정부차원에서 마스크 등 핵심 의료 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을 막을 것을 요구했다.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소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고 국내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약 900만개지만, 그 중 상당량의 마스크가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막아 국민과 의료진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국민의 생명보호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 의협, 사태 오판한 자문그룹 교체 주장..정부가 요구 무시하면 중대한 결심 경고
대한의사협회는 다섯째로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적인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집단행사를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 방역조치를 병행해서 추진하라고 권고한 것은 명백한 정부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알려진 평균 잠복기를 감안하면 현재 폭증한 환자의 상당수가 이 잘못된 권고 기간과 겹친다"면서 "한마디로 정부가 완전히 잘못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게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이라며 "이들이 지난 한달간, 방역을 인권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함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그런데 여전히 이들이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의료계의 대표인 양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전문가 자문그룹 역시 실패를 인정해야 하고, 이들에 대한 전격적인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자신들과 코로나19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협업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기는 한 것이냐고 물었다.
지난 대국민 담화문에서 민관협의체의 필요성을 밝혔지만 아직도 아무런 답이 없다고 했다.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최 회장은 "국민 생명이 위태로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면서 "대한의사협회는 기존의 코로나 대책 특별위원회를 확대한 코로나19 범의료계 대책 본부를 구성해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면서 "그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은 의학이라는 과학이며,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의사협회의 절박한 요구들이 또 다시 무시된다면,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