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퇴직금 제도는 완전히 폐지하는 등의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는 현재 50.2% 수준에 불과한 퇴직연금 가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190조원으로 2017년(168조4000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시중 은행들은 일찌감치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운용 손실이 발생하면 수수료를 면제하는 회사도 생겼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퇴직연금 누적수익이 마이너스(-)인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다른 금융회사는 손실이 나면 펀드에 운용된 적립금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하지만, 국민은행은 전체 적립금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한다.
KB증권은 KB국민은행과 함께 은퇴 이후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 고객에 대해 운용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IRP 연금수령 고객에 대한 운용관리 수수료 면제 혜택을 도입한 건 이들 회사가 처음이다.
KB증권은 개인고객뿐만 아니라 기업고객의 퇴직연금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확정급여(DB)형 수수료율도 인하했다. 회사 측은 적립금 50억 이하의 중소규모 기업체의 수수료율을 연 0.42%로 0.08%포인트 인하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박승권 KB증권 연금사업본부장은 “최근의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의 노후 자산인 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퇴직연금 자산 증대를 위해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9월 30일 퇴직연금 전용 원금지급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인 ‘정해진 구간 ELB’를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발행했다.
이 상품은 매월 특정일 코스피200지수 종가가 전월 대비 일정 범위 안에 있을 경우 매월 쿠폰을 적립해 만기에 누적된 수익을 일시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난 10월 31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출시됐으며 이달 초 기준 발행금액 8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5일 해당 상품에 대해 5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창의적인 신상품을 개발한 금융투자회사에 일정 기간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다.
삼성증권은 DB형 퇴직연금 운용 전략인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컨설팅을 내세우고 있다. 자산부채종합관리 컨설팅은 법인고객의 퇴직부채 적립비율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편입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맞춤형 운용 솔루션이다.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2.15%로 3개 분기 연속 2%를 웃돌고 있다. 삼성증권은 안정성이 높은 국내외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편입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견조한 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우선 시중 은행 예금보다 높은 고금리 정기예금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450여개의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구비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내달 1일부터는 자체 개발한 '최고금리 매칭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자동으로 최고금리 상품을 매수해주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운용지시로 최고금리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업계 최저수준의 수수료 체계(0.2~0.4%)를 도입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1일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0.1%포인트 인하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수수료는 50% 할인해 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