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2(금)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기술력으로 세계 조선시장 제패할 터“

기사입력 : 2019-06-24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2021년 기술개발 3조5000억 투자 ‘초격차’ 전략

▲사진: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사진: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박주석 기자]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

권오갑닫기권오갑기사 모아보기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1일 담화문을 통해 값싼 인건비로 추격해 오는 중국 등 후발 업체, 러시아 사우디 등 조선업 진출을 서두르는 자원부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부한 말이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수조원의 적자 늪에 빠져 있을 때 구원투수로 나서 살려낸 장본인이다. 이번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권 부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권 부회장은 지난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모든 인력과, 자본, 기술의 힘을 합쳐서 한국 조선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지난 5년 현대중공업과 한국 조선업은 해운업 불황에 따른 ‘수주절벽’과 수조원대 적자 여파로 생존의 기로에 직면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을 총괄하면서 일찍부터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려면 ‘빅2’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해왔다. 이는 저가 수주 등 ‘출혈경쟁’이 사라져야 조선업이 살아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 부회장은 올해 대우조선을 품에 안으며 ‘조선강국 한국’의 위상을 지켜야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사업분할, 지배구조 개편 등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내실을 다진 배경으로 한국조선해양을 이끌어 나간다.

◇ 한국조선해양의 출범…기술 개발 집중

한국조선해양을 이끌게 된 권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병을 시작으로 조선업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반도체와 함께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조선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회사를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했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기 위해 중간지주사를 설립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컨트롤 타워 겸 연구개발(R&D) 전문회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회사 산하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4개의 조선소가 위치하며 각각 영업, 설계, 생산에 집중한다.

이는 한국조선업이 세계 1위를 지키기 위해서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그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은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에 모든 투자와 인력을 집중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혁신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는 ‘기술’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이를 위해 판교에 건립예정인 글로벌 R&D센터 최대 5000명 수준의 연구개발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채용에 나선다.

당면 목표와 관련해서는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등 신개념 선박에서 앞선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하면 업황 부침에 상관없이 안정적 수주가 가능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어 "이를 통해 고용안정을 유지하고 한국 조선업 전체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한국조선해양의 사명"이라며 “자회사별 자율경영체제는 확실히 지킬 것이고, 자회사에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선업의 회복을 기대하는 시각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선산업은 아직 위기 상황에서 한 발자국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회장은 “업황에 따라 희비를 겪는 ‘천수답 조선업’의 한계를 극복해야한다”며 “변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절박함이 한국조선해양의 출범 밑바탕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 한국조선해양을 ‘글로벌 기업’으로 이끈다

권 부회장은 지난 3월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 임시주총에서 사업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새롭게 출범하였다.

권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협력업체, 지역 경제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을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테니 현대중공업을 믿어달라”고 힘주어 말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영진으로 조영철 재경본부장(부사장)과 주원호 중앙기술원장(전무)을 발탁했다. 이 둘은 권 부회장, 정기선닫기정기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함께 대우조선 통합작업을 이끌 전망이다.

조 부사장은 권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1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88년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 및 최고재무책임자 등 그룹 핵심 자회사의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조영철, 주원호 사내이사 후보는 회사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이해 및 풍부한 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 현대중공업의 ‘구원 투수’

권 부회장은 2014년 9월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현대중공업의 위기를 정상화로 이끈 주역이다.

권 부회장은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경영 정상화로 이끌 ‘구원투수’로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2015년 2년간 약 5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강력한 경영쇄신작업으로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수주 절벽과 원자재 상승 등 여러 풍파를 버티고 2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

권 부회장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전 임원의 사직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개선에 들어갔다. 비효율 사업 재편, 군산조선소 폐쇄, 성과 연봉제 도입, 연공서열 대신 직무 성과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선 등의 변화를 주며 굵직한 현안 해결을 주도했다.

노조반발 등 노사 간 갈등이 있었지만 권 부회장은 ‘원칙을 지키는 뚝심’을 발휘해 회사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 내 조선 계열사 영업조직을 통합한 ‘그룹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켜 영업력도 극대화했다. 비핵심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며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시켰다.

권 부회장은 경영정상화 원칙들을 지키면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를 위한 도약의 기틀을 다졌다. 그는 2017년 4월 기관투자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기술과 품질 중심의 경영전략’을 발표하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 독립법인으로의 새 출발을 선포한바 있다.

그는 "정부에서 지주사 체제로 바꾸라고 했지만 2014~2015년 적자가 너무 심해 지주사 전환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6년 흑자로 전환하면서 투명성·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 야심찬 경영 목표를 내놓았다. 2021년까지 기술개발에 3조 5000억원을 투자하고 설계, 연구개발 인력 1만명 확보 등을 골자로 한 기술과 품질 중심의 경영을 선포하며 2022년 현대중공업그룹 매출 8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이익 날때까지 ‘무보수 경영’ 선언…직원 스킨십 중요

그는 현대중공업 사장 취임 후에는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를 모두 반납하겠다”고 선언하며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는 등 책임경영의 의지를 나타냈다.

그가 솔선수범하자 계열사 사장, 임원들 역시 월급을 내놨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흑자로 돌아섰지만 그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재직한 2017년 하반기까지 3년간 임금을 받지 않았다.

권 부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엔 매주 화요일 충남 대산 공장을 찾아 직원들과 아침식사를 같이 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매주 금요일엔 ‘경영진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사장 업무용 차량(에쿠스)을 직원 결혼식 및 장례식 등 경조사에 사용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그는 현대오일뱅크를 이끌며 뚝심과 추진력 등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직원들과의 끈끈한 소통은 동종업계 가장 규모가 작은 회사를 정유부문 영업이익률 1위로 성장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 He is…

△ 51년 경기 성남 출생 / 75년 한국외국어대 졸업 / 78년 해병대 중위 전역, 현대중공업 입사 / 90년~97년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 현대학원 사무국장 / 2007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부사장) / 2009년~2016년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 / 2010년~2014년 현대오일뱅크 사장 / 2014년~2016년 현대중공업 사장, 그룹기획실장 / 2016년~2017년 현대중공업 부회장 /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 2018년~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 2019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박주석 기자 jspark@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박주석 기자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