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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통’ 여승주 사장, 한화생명 디지털 혁신 진두지휘

기사입력 : 201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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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트렌드 주도 미래전략 방향 구상

머니2020, 보아오 포럼 등 해외 종횡무진

‘전략통’ 여승주 사장, 한화생명 디지털 혁신 진두지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의 맏형이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굴지의 대형사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기존 차남규닫기차남규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 출범을 알렸다. 한화생명이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15년 8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여승주 사장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해 지난 1985년 1월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2004년 한화생명 재정팀장을 시작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 등을 폭넓게 역임하며 재무전문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보험업계는 여 사장의 선임을 두고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그룹 내 최고의 ‘금융통’인 여승주 사장을 전면배치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한 수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승주 사장은 지난 2016년 2월 ELS 상품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던 한화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지냈던 바 있다.

당시 여 사장은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성공, 투자금융사업 확대, 자산관리 부문 수익 극대화 등의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1615억 원의 순손실을 봤던 2016년의 위기를 넘어, 2017년 2분기까지 35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여 사장은 지난 6월 해체됐던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에서 금융팀 팀장직을 맡았다.

여 사장은 이곳에서 한화 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요직을 수행했으며, 경영기획실 해체 뒤에도 계열사 전반의 관리 및 시너지 창출에 힘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력이나 능력 어느 면으로 보나 여승주 사장의 능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하며, “정부가 금융사들에 대한 통합감독을 실시하기로 계획한 이상,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차남규 부회장이 햇수로 8년째 연임에 성공하며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으므로, 한화 그룹이 ‘세대교체’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차 부회장의) 임기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어느 한 쪽이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두 분이 각자대표를 맡아 더욱 큰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하는 게 이번 인사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 머니 2020부터 보아오 포럼까지, 취임 직후부터 세계 각국 ‘동분서주’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통하는 여승주 사장답게, 그는 대표이사직이 내정된 지난해 10월부터 이미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여 사장은 전국 지역영업현장을 방문해 일선 영업기관장과 FP의 애로점을 청취하며 영업현장을 챙겨왔다.

또한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핀테크의 CES로 불리는 업계 최대 콘퍼런스인 ‘MONEY 20/20 ASIA’에도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한화생명의 미래혁신부문장 상무이자 한화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닫기김동원기사 모아보기 상무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여 사장은 이 자리에 한화금융계열사 CEO들과 함께 참가해 급변하는 글로벌 핀테크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영국 글로벌 은행인 바클레이즈(Barclays)의 CIO(Chief Innovation Officer) 존 스테처(John Stecher)와 미팅을 가지는 등 여러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유럽의 벤처캐피탈인 스피드인베스트(Speedinvest), 싱가포르 핀테크 투자사인 트립그룹(Tryb Group) 등과 미팅을 가지며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한화금융계열사들의 미래 전략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취임 직후에도 첫 일정으로 ‘보아오 포럼’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외부와의 협업과 열린 혁신경영의 장을 넓히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여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2001년 창설된 비정부, 비영리 민간기구이다. 2018년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보아오 포럼 이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2019년 보아오포럼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하이난성 충하이시에서 열렸으며, 개방형 세계경제, 다자주의·지역협력·글로벌 거버넌스, 혁신드라이브 발전, 고퀄리티 발전, 중요 이슈 등 5개 분야로 구성되며 총 60여 차례의 세션, 라운드테이블 등으로 개최됐다.

여승주 사장은 보아오포럼에서 하이난성 관계자 및 중국내 주요 보험사 등 금융업계 CEO 등과 만나 디지털시대의 보험산업과 빅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금융가치창출, 금융산업 투자전략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AI, 핀테크 등 향후 미래 금융트렌드를 주도할 유니콘 기업과도 만나 한화생명의 미래전략 방향을 구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승주 사장은 개별 면담일정과 함께 반기문 이사장이 주관하는 ROK-CHINA LUNCH, 보아오포럼회원대회 등 보아오포럼 공식일정에도 참가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승주 사장의 능력은 검증이 됐지만, 보험회사 CEO 경험은 없다는 점을 들어 초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노파심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베테랑 경영인인 차남규 부회장이 있어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각 사업부문별 시너지 창출과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에 강점을 보유한 인물을 사업 전면에 전진 배치하여 주요 사업에 대한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차원에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여승주 사장이) 아직까지 회사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확실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차 부회장님과 여 사장님 모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계신 베테랑들로, 회사 내에서도 두 분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 강자’ 한화생명, 김동원 미래혁신부문장과의 시너지도 기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국내에서 ‘드림플러스(Dreamplus)’를 통해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드림플러스를 거쳐 한화 계열사와의 협업까지 이뤄낸 유망 스타트업으로는 △지난해 한화생명과 디지털 앱을 연동한 치아보험을 출시한 ‘키튼플래닛’ △AI분석 기능을 통해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자동차보험 보상시스템을 개발한 ‘애자일소다’ △한화건설과 함께 사물인터넷 사업에 협력 중인 ‘럭스로보’ △한화생명과 오프라인 교육을 연계하고 있는 ‘티스쿨 컴퍼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분포돼있다.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한화의 금융계열사를 이끌어갈 차기 주자로 손꼽히는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다. 그는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한화생명의 미래혁신·해외총괄 부문을 맡으며 CEO로서의 시험대에 올랐다.

김 상무는 기존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역임하며 핀테크 산업에서 역량을 쌓았다. 김동원 상무의 지휘 아래 한화생명은 보험업계에서도 손꼽히는 디지털 혁신 행보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김 상무는 디지털 및 핀테크 분야에서는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상대적으로 경영 분야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김 상무가 전면에 나서 한화생명의 경영을 이끌어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화그룹 내 최고의 ‘살림꾼’ 중 하나로 통하는 여승주 사장이 내년 한화생명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여승주 사장의 검증된 경영·재무 능력이 김 상무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최고의 ‘멘토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 사람은 과거 한화생명의 경영기획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외총괄 부문은 회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인프라 확대에 있어 몹시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로, 그룹 전체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파트”라면서도, “아직까지 김동원 상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없어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 쪼그라드는 생명보험 시장, 여 사장 수완 발휘 절실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체질개선 작업으로 실적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 역시 이러한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4465억 원으로 전년 6887억 원에 비해 2422억원(35.2%) 감소한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조871억 원에서 23조4351억 원으로 2조6520억 원(10.2%), 영업이익은 9534억 원에서 6502억 원으로 3032억원(31.8%) 줄었다.

한화생명 측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했고 변액보증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면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IFRS17 대비로 인한 실적 하락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한화생명은 오는 2022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추가 자본 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될 상황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은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새 자본건전성제도 K-ICS가 시행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 4월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업계 2위의 자본력을 자랑하는 한화생명인만큼 ‘기초체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 만반의 준비를 기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은 K-ICS 초안(1.0)에 대한 QIS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국내 보험사가 지급여력비율이 급락했으며, 국내 1위 보험사인 삼성생명마저도 이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보험업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K-ICS 중안(2.0)에 대한 QIS를 진행한 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적용될 K-ICS 최종안을 올해 연말에 확정 짓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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