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제5차 회의를 열고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등 일부 상장사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우선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배당 결정) 안건에 대해 현대모비스의 1주당 4000원 배당, 현대차의 1주당 3000원 배당 제안에 동의했다. 엘리엇의 배당확대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과다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과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현대차에 대해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배당을 제안했다.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한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회사 측 제안에 찬성을 결정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도 회사 측 손을 들기로 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존 Y. 리우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를 제안했다. 현대모비스에는 로버트 앨런 크루즈카르마오토모티브 최고기술경영자(CTO)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의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및 현대모비스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찬성을 결정했다. 단 일부 위원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총수 일가의 권력집중 등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8.7%, 9.5%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이에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엘리엇과 표 대결을 펼칠 경우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역시 전날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선임 및 배당 안건에 대해 회사 측 제안은 모두 찬성,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은 반대를 권고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와 ISS, 국내 의결권 자문사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모두 엘리엇의 배당 제안에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수탁자책임위 결정과 관련해 “회사의 미래지속 가능한 성장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라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기업가치 및 주주 가치의 선순환 체계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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