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보험업계가 재무건전성 강화 및 체질 개선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요구하게 될 M&A는 KB금융에 오히려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생명보험업계는 IFRS17 대비를 위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의 포토폴리오 개편 및 체질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KB생명 역시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방카슈랑스 등 영업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사업비를 늘려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당초 KB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 ‘M&A 전문가’로 통하는 허정수 사장이 KB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의 인수가격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는 동안, 역시 비은행권 계열사 강화에 관심이 많던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서 생보업계 최고의 우량 매물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 저축성보험 리스크 뚜렷... “M&A 득보다 실이 더 큰 상황”
현재 생명보험사 가운데 주로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동양생명·ABL생명·KDB생명 등은 각각 크고 작은 리스크를 안고 있어 M&A에 부담이 따른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이처럼 매각설이 불거지자 동양생명은 지난해 6월 공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관련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동양생명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이외에도 후순위채 등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본확충 과정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7.5%대로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에 대비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도 문제지만, 이를 위해 출혈을 감수하고 인수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업계 전반에 보험 M&A를 지금 추진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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