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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계 ‘반색’ 의료계 ‘난색’…올해는 타협점 찾을까

기사입력 : 2019-01-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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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복지부 등과 '공사보험 정책협의체' 구성

보험업계도 회사 규모 따라 온도차

△자료=손해보험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손해보험협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실손의료보험은 지난해 기준 국민의 77%가 가입했을 정도로 보편화된 ‘제 2의 국민보험’으로 통한다. 그러나 소액 청구가 빈번한 것에 비해 청구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가입자 10명 중 7명이 청구 포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손해보험협회는 16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올해의 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는 실손보험금을 수령하려면 환자가 각 기과네서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병원에서 간단한 터치 몇 번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게 돼 소비자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KB손해보험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는 레몬헬스케어 등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병원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가 전산화되면 불필요한 인력과 비용 낭비가 최소화돼 업무 효율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의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의료계의 반발이다. 운영에 여유가 있는 대형 병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의원급들은 서류작성 및 행정 처리에 드는 노력과 비용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보험사가 해야할 일을 의료계에 떠넘기는 식”이라고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이미 건강보험 청구 대행도 의료계가 부담하고 있는 마당에 실손보험 청구 대행까지 의료계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의료기관은 의료를 하는 곳이지 행정을 하라고 있는 곳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보험업계에서도 회사 크기에 따라 청구 간소화에 대한 관심도가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사정에 밝은 한 고위 관계자는 “가입자가 많은 대형사들은 전산화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영업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손해보험협회는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는 것은 물론, 의료계와의 대화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보험업계의 일치단결과 의료계와의 꾸준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를 제공받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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