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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딥 포커스 전략에 올인

기사입력 : 2019-01-14 00:00

(최종수정 2019-01-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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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시장 혁신, 멀티 파이낸스, 초 개인화 수립
미래지향 사업구조 전환…디지털 역량 고도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딥 포커스 전략에 올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카드업계 맏형 임영진닫기임영진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사장의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는 ‘딥 포커스((Deep FOCUS)’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제로페이 등 다양한 결제수단 등장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혁신과 변화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제시한 ‘딥 포커스’는 모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 시장을 이끄는 탁월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 ‘전략적 변곡점’ 위기 처한 1등 카드사

“어느 순간부터 우리 카드업을 뒤흔드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위기의 카드사’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닙니다. 우리는 ‘위기에 갇힌 1등’에 머물지 않고, ‘위기를 돌파하는 온리 원(Only1)’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신년사다. 국내 카드 시장이 외부 정책 변수와 다양한 결제수단 등장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영진 사장이 꺼낸 메시지는 ‘전략적 변곡점’이다. ‘전략적 변곡점’은 앤디 그로브 Intel 전 CEO가 했던 말로, 변곡점이란 곡선이 위로 볼록한 상태에서 오목하게 바뀌거나 그 반대 상태로 변하는 지점이다. 앤디 그로브가 말한 전략적 변곡점이란 경영 전략적 측면에서 봤을 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뜻이다.

임 사장이 올해를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콕 집어 설명한 까닭은 카드 수수료 인하와 경쟁 사업자의 등장으로 카드사 본연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카드 수수료 개편안을 내놨다. 이 영향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현행 2.05%에서 0.65%포인트,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가맹점은 2.21%에서 0.61%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권에서 우위를 차지해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던 초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높아질 전망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은 우대·일반 가맹점 인하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 발표 이후 카드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17년 이후 금융 당국이 발표·시행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효과로 수익성 악화가 지표로 나타난 데다, 올해는 수수료율 인하 마저 예고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2조126억원이었던 카드업계 순이익은 2016년 1조8117억원, 2017년 1조3019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순이익은 8102억원에 그쳤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7806억원과 대비해 봤을 때 49.3%나 감소해 5개 카드사 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실질적 당기순이익은 6~700억원 정도 감소했지만, 순이익이 줄어든건 최고 금리 인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정부 정책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QR코드 스캔 기반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등 대체 결제수단의 등장도 위기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롯데·BC카드는 지난 7일부터 앱투앱(App to App) 간편결제 서비스인 ‘QR 스캔 결제’를 공동으로 시작했다. 카카오페이가 2014년, 제로페이가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한참 늦은 후발 주자다.

◇ 상품·고객 범주 넓혀 멀티 파이낸스 구축 나서

임 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코카콜라처럼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방법을 지속 발굴하고 추진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와 깊이로 시장이 변화하고 모든 산업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며 “‘무중생유(無中生有)’라는 말을 되새기며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무중생유는 중국 병법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극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길은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과제로 ‘포커스(F.O.C.U.S)‘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가 제시한 올해 전략은 ▲결제시장을 혁신하는 First Move(First Mover in Payment) ▲최적의 멀티 파이낸스 전략 추진(Optimal Multi-Finance) ▲‘超개인화’를 통한 차별적 고객 경험 구현(Customer-oriented Service) ▲한계 없는 비즈니스 영역의 확장(Unlimited usiness) ▲성과로 연결되는 최고 수준의 역량 구축(Superb Enabler)이다.

그는 다양한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지불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카드가 없는 회원까지 고객 범위를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게 신한카드의 다양한 상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데도 주력한다. 미래 수익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토금융·Fee-biz·렌탈 등 3대 사업 라인도 강화해 신규 사업 영역에서의 사업 기회를 찾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조직개편에서 사업 독립성 확보 및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오토사업본부와 수입차금융팀이 신설됐고, 수입차금융센터를 1개에서 3개로 늘어났다. 중개 수수료 기반의(Fee-based) 사업라인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구축하고,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렌탈 사업 전담 조직이 신설됐다. 고객 접점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개편한 플랫폼 ‘신한 페이판’의 차별화 및 편의성 강화도 올해 주요 과제로 정했다. 더욱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종합금융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표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역량이 결집된 ‘마이샵(MySHOP)’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고객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것을 강조했다. 마이샵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도 이번 조직 개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아울러 직원들에게 22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경쟁력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신한카드는 올해 디지털·빅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로 창출되는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 등의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봐서다. 카드 중심의 결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신용 기반 상품 업그레이드와 비용 효율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도 강조했다. 임 사장은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려 이용자에게 더욱 편리하면서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상품과 서비스,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과 현장의 목소리에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역량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플라스틱 카드를 넘어 근거리 무선통신 NFC(Near Field Communication)와 QR코드, 생체인증 등 지급결제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경계를 초월한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해 차별적인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 시대와 걸맞는 차세대 리크스 관리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 역량은 신용카드업의 ‘시작’이자 ‘끝’이며, 비즈니스 영토 확장의 기본이 되는 영역”이라며 “국내외 금융환경의 다양한 시나리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차세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을 당부했다. 신한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 효율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

신한카드는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번 개편으로 6그룹 22본부 63팀 25지점 20센터 10셀 체제가 구축됐다.

먼저 초연결ㆍ초개인화 경영을 지속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디지털과 빅데이터 사업을 맡은 플랫폼사업그룹 중심으로 에자일(Agile) 조직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의 셀(Cell) 조직은 앞으로 그룹장 또는 본부장 권한으로 주어진 업무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직이 재구성되고 운영될 예정이다. 셀 조직은 팀원 5~8명으로 구성된 팀급 단위의 조직으로, 지난해 초부터 도입해 운영 중이다. 그동안 초연결 경영전략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내·외부 자원의 연결·확장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해 오고 있지만, 이번 조직 개편으로 초연결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의 S.A.Q 전략 기조하에 카드 본업의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시장 환경 변화에 영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고객분석팀을 신설해, 통합적 관점에서 고객을 관찰하겠다는 포부다. 더불어 경영기획그룹 조직의 슬림화를 통해 시장 환경에 재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A.Q는 신한그룹에서 강조하는 실행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론으로, 단순한 빠름을 넘어 전략 방향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이는 스피드(Speed),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민첩성(Agility), 중요한 때에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순발력(Quickness)을 말한다.

임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은 위기 환경 변화 속에서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 및 미래 대응 강화 관점에서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신한카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급 결제 시장의 확대가 전망되는 해외에서의 사업도 진출 국가별 질적 성장을 가속해 수익성과 건전성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카드 사업은 현지 은행과 경쟁해야 하지만 규모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신한은행 네트워크를 이용해 제약을 극복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 영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은 좋지 못하다. 이와 관련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 카드사업은 단기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자 금융회사인 Prudential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PVFC)에 대해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PVFC는 신한카드가 지난해 초 지분 100%를 1614억원에 사들이는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1년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베트남에서 신용카드업을 시작했다. 2014년 8월에는 자사의 사회공헌사업인 ‘아름인도서관’ 해외 1호점을 베트남에 세우는 등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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