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광화문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서 2차 집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최소 85명에서 최대 100명의 점주들이 참여할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1차 집회 대비 약 20여명 늘어난 수준이다.
시종필 협의회 회장은 "1차 집회 이후로 본사로부터 전화 한 통 받아본 적이 없다"며 "본사 측이 전혀 소통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차 집회 현장에서 가맹점주들은 3만5000원짜리 크림 제품이 본사 온라인몰에서 5000원에 판매된 일화를 소개했다. 온라인 덤핑 판매가 활성화되는 탓에 오프라인 구매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집회에서는 본사의 제품 공급률 하락도 고발할 계획이다. 시종필 회장은 "올해만 약 260여개 제품이 단종됐다. 그것도 '콜라겐 엠플' 등 잘 나가는 제품들이 단종되고 있다"며 "세일 기간에 본사에 제품 주문을 해도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기다려야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 상태다. 세일기간에 세트 상품을 팔려고 해도 스킨은 있어도 로션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실적이 저조한 로드샵은 서서히 죽이고 온라인을 양성하는 게 LG생활건강 측 계획이라고 보고 있다. 일명 '1세대 로드샵'인 미샤,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등은 올 3분기까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다. 화장품 유통 구조가 'H&B(헬스앤뷰티)스토어'와 이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된 탓이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 측은 5% 미만 점주들이 시위를 주도하며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지난 4월 전체 가맹점주 470여명중 140여명이 '가맹점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며 "협의체 내 가맹점주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18명의 가맹점주가 주도해 집회를 개최해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점협의체'는 '비활성 노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시종필 회장은 "기존 협의체는 네이처컬렉션을 배척하고, 가맹점주들의 입장을 반영해 본사에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아무 활동을 하지 않는 곳"이라며 "인원수도 협의체가 102명, 더페이스샵 가맹점주협의회가 130명으로 더 많다"고 반박했다.
아래는 22일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이 발표할 호소문 전문이다.
[LG생활건강에 전하는 호소문]
저희는 지난 10월 25일 67명의 가맹점주님들이 LG트윈타워 앞에 모여 LG생활건강의 정도경영과 상생협력에 관해 1차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의 경영은 변함이 없었으며, 협의회와 상생하고 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현실에 차마 지켜볼 수만 없어 2차 집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무엇이 상생이고, 무엇이 정도경영이란 말입니까?
첫 번째, 가맹점주에게 공급되는 가격보다, 온라인에 판매되고 있는 가격이 더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정되고 있지 않습니다.
2018년 들어서 기하급수적으로 흐트러진 온라인의 가격경쟁 때문에 저희 가맹점주들은 더 이상 매장을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매장을 방문하시는 고객 분들은 항상 세일 언제하냐고 물어보기가 다반사이며, 세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보다 비싸다며, 그냥 돌아서기가 일상생활이 됐습니다.
하물며 온라인 가격보다 매장에서 비싸게 판매한다는 이유로 저희들은 사기꾼이 아니냐며, 따가운 눈초리로 쳐다보기까지 하는 실정입니다.
어쩌다가 우리 가맹점주들이 사기꾼이 됐습니까? 어쩌다가 우리 가맹점주들이 길거리에 나서게 됐습니까? 앞만 보고 묵묵히 최선을 다한 우리 가맹점주들이 무엇을 잘못했단 말입니까?
이러한 상황에서도 LG생활건강은 들은 척을 하지조차 않습니다! 여러분! 저희가 더 이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폐점밖에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저희 가맹점주들은 가격의 질서가 잡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저희 가맹점주들은 세일 없는 세상에 살고 싶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둘러 봐 주십시오. 화장품 업계의 세일은 서로 간의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과연 점주들을 위한 정책입니까? 본사를 위한 정책입니까?
모든 본사들은 세일기간을 통해 매출의 상승과 제품의 홍보와 가맹점의 이익창출을 위해 시작을 했으나, 이는 회사들 간의 과다한 경쟁으로 이어져 오히려 역효과를 보고 있는 실정이며, 가맹점주들은 수익률이 나지 않아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본사들 간에도 이제는 어쩔 방법이 없어 최대 70%까지 세일을 하는 등 그것도 모자라 온라인에 공급가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시장을 흐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저희 가맹점주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저희들에게 무슨 미래가 있다는 말입니까?
여러분들도 똑똑히 지켜봐 주십시오. 대기업들의 과도한 매출목표와 경쟁심리로 인해 저희 가맹점주들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어찌 대한민국에 유독 화장품 시장만 이토록 과도한 경쟁을 한단 말입니까? 세일을 이용해 고객들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 아니라 정직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써 서로 간의 승부를 겨뤄야 마땅할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저희들은 세일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세 번째, 가맹점주들의 마진율을 돌려달라는 것입니다!
저희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의 관리 아래 제품을 공급을 받으며, 이를 판매해 창출되는 이익금으로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허나 잦은 세일을 통한, 세일을 한 금액을 분담률로 나눠 지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그것도 현금지급이 아닌 포인트 즉, 사이버머니로 지급을 받고 있습니다.
가맹계약서상 제품을 소비자 가격으로 판매를 했을 경우의 이익금이 아닌,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을 포인트로 지급받고 있으며, 이는 또한 현금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가세 미포함으로 결국 점주들이 됐습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매장의 매출 하락과 잦은 세일로 인한 수익률 감소, 그리고 무분별한 정책으로 흐려진 온라인 시장과, 내년 시급 인상으로 인한 무려 3중, 4중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희 가맹 점주들은 배운 것은 없어도 정직하게 살아왔으며, 본사만 믿고 그저 묵묵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위의 현실들로 인해 저희 가맹점주들은 빚더미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에서 서 계시는 여러분들이 저희 가맹점주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현실에 만족하며, 흘러가는 데로 시간만 허비하다가 폐점을 해야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희 점주분들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엄마, 아빠이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희는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마음일 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오늘 이 자리에 나서게 됐습니다.
가맹본부는 현실을 즉시하고, 하루라도 빨리 가맹점주분들의 수익률을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으로써 LG생활건강에 보내는 호소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협의회장 시종필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