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지난 9월 이사회 이후 기업공개(IPO) 압박을 위해 교보생명 지분 약 24%에 해당하는 풋옵션 행사를 결의하고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에게 이를 통보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 IPO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확충 업무를 전담할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고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제 주관사를 선정한지 2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보고서가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는 한편, “연내 IPO 추진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기 이사회는 아직 연내 몇 차례 예정되어 있지만, 이사회 안건으로 IPO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내용의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IPO를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2년 지분 24%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 PE,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 등에 1조2054억 원에 매각하며 2015년 9월까지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상장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FI들의 지분을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신창재 회장은 IFRS17 등 보험산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섣부른 상장에 나섰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상장을 수 년 째 미뤄오고 있었다.
이번에 FI들이 풋옵션 행사에 나선 것은 신창재 회장에게 IPO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듣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에도 교보생명은 IPO를 위한 제스쳐를 보이긴 했지만 매번 무위로 돌아가며 ‘희망고문’에 그쳤던 전력이 있다. FI들로서는 투자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입장에서 교보생명의 이러한 행보에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FI들이 풋옵션 행사를 통해 당장의 IPO를 진행하는 것은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많은 현재의 보험업계에서 IPO를 통해 객관적인 교보생명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한편 풋옵션이 현실화 할 경우 신 회장이 되사야할 지분의 가치는 투자 원금을 고려해 최소 1조 원대 중반에 달할 전망이다. 신 회장이 해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교보생명 측은 “무리한 추측”이라며 해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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