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은행·금융투자·생명보험·캐피탈을 포함한 매트릭스 체제인 GIB(그룹&글로벌 투자금융) 사업부문을 통해 그룹 내 자본시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출범 1년만에 GIB는 주력 계열사급 수익을 내며 신한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 4사 IB역량 결집…빅딜 총공세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역점 추진한 GIB 사업부문은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372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아직 연간 기준이 아니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GIB는 주요 그룹사인 신한카드(3분기 누적 순익 3955억원)와 비견될 만큼 수익 창출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은행과 금투 중심의 CIB(기업투자금융) 사업부문을 확대 개편한 GIB는 지주·은행·금투·생명·캐피탈 5개사를 이동환 부문장이 겸직하고 있다. 325명에 달하는 GIB 사업부문 소속 직원들도 여의도 금투 건물로 집결해 협업하고 있다.
GIB부문의 글로벌 IB 조직은 은행 GIB 소속 직원을 주요 글로벌 거점시장에 파견해 글로벌 IB 거래업무를 전담시키는 GIB 데스크, GIB 내 영역 별 전문가를 글로벌 채널에 단기파견해서 딜(Deal)소싱·네트워크 구축·현지 IB 지원 등을 맡기는 ‘글로벌 패스파인더’ 제도가 꼽힌다.
해외 지역의 기업공개(IPO)·유상증자·메자닌 발행·인수합병(M&A) 등 IB 딜소싱과 자문을 할 ‘글로벌IB추진부’도 올해 신한금투에 신설됐다.
GIB 부문은 부문 내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끼리 협업을 장려하도록 운영된다. 부문 내 다양한 관점을 투자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는 공동 투자협의체, 협업 문화가 조직 전반에 체화돼 발현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실무자급 직원 협의체를 갖췄다.
GIB의 장점으로는 4개사 IB그룹의 역량이 결집돼 단일 계열사로서는 힘든 빅딜(Big deal)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의사결정 또한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GIB와 신한리츠운용은 지난해 12월 판교 알파돔시티(6-4블록) 오피스 매입을 위한 공모상장 리츠 사업을 따냈고 최근 공모 상장 절차를 마무리했다.
올해 4월에는 GIB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민간투자 사업의 최대 관심사로 사업비만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도 거뒀다.
지난해 12월 완료한 뉴욕 맨해튼의 마천루 ‘원 월드 와이드 플라자’ 메자닌 대출(2000억원) 주선 건은 GIB의 원(One) 신한 전략이 통한 사례로 꼽힌다.
해외 금융 주관사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한생명이 딜소싱을 하고 신한생명과 신한금투가 총액 인수를 했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은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또 IB역량을 한 데 모은 GIB는 한 계열사에서 취급이 어려운 딜은 다른 계열사에 소개함으로써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때 발생하는 손익은 더블 카운팅(D/C)으로 인정해 주고 있다.
◇ 동남아 향해 뛰는 GIB
이제 출범 2년차로 진입한 신한 GIB는 동남아 지역 로컬 딜까지 확장되고 있다.
올해 5월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1위 전력장비 기업인 ‘GELEX’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현지 통화로 발행된 동화 채권으로 한화 약 190억원 규모다. 베트남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판매가 이뤄진 현지화된 딜로 꼽힌다.
신한 GIB데스크도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뉴욕지점에 이어 신한금융은 올해 초 일본 도쿄와 베트남 호치민에 신한 GIB 데스크를 신설해 글로벌 IB 거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추후 런던에 이어 핵심 유망지역 중심으로 추가 GIB데스크를 신설할 계획이다.
호주·싱가포르·영국 등지에 ‘글로벌 패스파인더’도 수시로 파견 중이다. 이들은 시장조사를 하면서 글로벌 등지에서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기업금융 분야 영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원신한을 추구하는 계열사 간 협업사례는 지속 발굴될 예정이다. 신한금융 측은 GIB부문이 출범 당시부터 수수료 중심의 자문(어드바이저리)과 투자(인베스트먼트)의 균형 성장을 추구해 왔고, 주요 딜 수행 때 4사 경험과 노하우를 커뮤니티 제도를 통해 공유하면서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심사 체계를 업그레이드 하고 상품 공급 밸류 체인과 글로벌 투자 역량을 강화해 초대형 IB 못지않은 원신한 IB를 만들겠다는 게 GIB의 목표다. 2~3년 전부터 추진해 온 사업들이 차례로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GIB가 연간 목표순익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GTX A노선이 올해 착공에 돌입하면 대출 이자와 수수료 등도 유입될 예정이다. 조용병 회장은 그룹의 자본시장 부문 손익 비중을 2020년까지 두 자릿수인 14%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GIB 효과는 출범 이후 공동투자를 위한 활발한 논의와 빅딜 성사로 국내·외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 솔루션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모범 사례를 발굴해가면서 자본시장 선두로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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