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사모펀드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의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과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라는 혁신 기업이 무섭게 성장해 이제 글로벌 시총 최상단에 있는데 국내에선 이런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며 “10년 전만 해도 이름도 생소하던 기업들이 국가 경제 성장동력이 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만나 단 6분간의 미팅 이후 2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출보단 투자, 정책자금보단 민간자금, 단기자금보단 중장기 자금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창업, 성장, 회수의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며 이를 충족하는 수단이 바로 사모펀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에 대해 ‘기업 사냥꾼’ ‘정리해고 주체’ 등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기업 성과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구조조정 과정에 잠시 고용이 감소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기업 체질 개선과 매출 증대,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 국내 사모펀드는 반쪽짜리 전략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등 해외 사모펀드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역사적으로 해외에서 사모펀드는 공모펀드 규제 영역 밖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달리 국내는 별도의 규제체계에 따라 PEF와 헤지펀드 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결과 10% 지분율 규제를 중심으로 PEF와 헤지펀드가 분절돼 발전해왔다”며 “이처럼 이원화된 사모펀드 규제 체계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이원화된 사모펀드 규제의 문제점으로 △ 중장기 성장금융 공급 제약 △ 기업지배구조 개선∙기업가치 제고 한계 △ 적극적인 M&A 활성화 제약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경영자 입장에선 지분투자를 통한 경영참여보다는 중장기 메자닌 투자를 선호하고 국내 PEF도 메자닌 투자 후 기업 성장이 가시화되면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그러나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현행 규제에 따라 PEF의 메자닌 투자가 제약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선 PEF의 경우 10% 지분투자 의무에 따라 대기업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헤지펀드의 경우 포트폴리오 투자 위주로 진행해 경영 참여 경험이 전무하다”며 “그 결과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대기업 오너 대 해외자본’ 구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M&A에 있어 다양한 인수금융 구조를 활용하고 기업경영에 적극 관여하면서 경영을 효율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국내 PEF의 경우 기업대출이 금지돼 있고 헤지펀드의 경우 경영참여를 제한받고 있어 다양한 구조를 활용해 M&A를 적극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금융위는 사모펀드 규제 체계를 일원화하고 기관전용 사모펀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모펀드 범위를 재정립하는 한편 국내 현실에 맞는 규제는 유지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창업∙벤처 지원을 위해 도입한 창업∙벤처 전문 PEF과 코스닥 벤처펀드 등에 대한 세제 혜택도 현행과 같이 유지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금융 측면에선 다양한 융합전략을 활용하는 글로벌 사모펀드를 육성할 수 있다”며 “산업 측면에선 모험자본이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궁극적으로 국민 재산 증식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장회사는 물론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자금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에 대한 기업과 시장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이날 토론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향후 제도 구체화 과정에 지속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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