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솔릭은 24일 새벽부터 오전에 걸쳐 서울 등 중부지방에 강한 비바람을 뿌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전 7시 30분부터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간담회는 안전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다른 의도가 아니라 혹시 모를 안전상 피해에 사전 대비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발 즉시연금 사태를 비롯해 보험료 카드납 문제, 암보험금 분쟁, 실손보험료 및 자동차보험료 인하 문제, IFRS17 도입 문제, GA 수수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더미인 상황에서 이번 연기는 양 측 모두에게 크나큰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 보험업계에 냉정했던 윤석헌, ‘가시방석’ 예상됐던 간담회
특히 지난 16일 있었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윤 원장은 보험업계에 대한 날선 작심발언을 쏟아냈던 바 있다.
간담회 자리에서 윤 원장은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발 즉시연금 사태에 대해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보험사의 영업 관행에 문제가 있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특히 “즉시연금은 만기 보험금 지급 재원에서 사업비를 차감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는 것이 문제”라며 “금융회사가 위험을 전가한다면 분명히 고객에게 알려야 하는데 그런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어떻게 금융 선진화가 되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이번 간담회 자리가 훈훈한 분위기보다는 불편한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고 있었다.
◇ 금융당국-보험업계, 아쉬운 건 양 쪽이 마찬가지.. 입장 조율 골든타임 놓치나
이처럼 당국과 업계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어, 이번 간담회 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의견 조율’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금감원 측에 따르면 이번 간담회는 30개가 넘는 보험사의 CEO들이 참석 의사를 밝히며 성황리에 개최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보험업계는 특히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를 두고 ‘약관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금감원의 책임도 있다’며, 보험업계에만 책임이 전가되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취해오고 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윤 원장과 금감원의 입장 표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었다.
앞서 있었던 윤 원장과 증권 CEO들과의 만남도 ‘불편한 만남’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걱정과는 달리 훈훈한 분위기에서 간담회가 이뤄졌던 것과 같이, 이번 보험 CEO 간담회도 양측이 오해를 풀고 새롭게 협력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향후 간담회 날짜가 너무 뒤로 미뤄질 경우, 현안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대화가 이뤄져 간담회의 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간담회 연기는 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두고 많은 준비가 있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 당황스럽다”면서도, “안전상 이유라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천재지변으로 인해 상황이 이렇게 되어 업계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며, “향후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간담회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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