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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57년 고갈, 이번에는 보험료 인상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18-08-17 15:58

(최종수정 2018-08-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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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론에 막혀 20년째 9% 보험료율 동결.. 눈치보기 바쁜 국회

△17일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대한 공청회 시작에 앞서 시민단체가 무분별한 개편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7일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대한 공청회 시작에 앞서 시민단체가 무분별한 개편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제 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통해 ‘어떤 형태로건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여전히 이를 둘러싼 국민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으로 국민연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30대는 더 큰 보험료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에 반발하고 있으며, 보험료 수급이 더 늦어질 수 있는 고령층 역시 반대하고 있다. 당장 공청회 당일에도 국민연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공청회 시작 전 구호를 외치며 “국민연금 개편이 아닌 개악을 반대한다”는 강한 의사를 표했다.

여야 정치권은 그간 수차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논의해왔지만,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인해 매번 논의가 무산됐던 바 있다. 올해 역시 반대여론을 이기지 못한 여야 정치권이 개혁방안을 합의하지 못하고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재정계산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국민연금 장기재정수지를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제도개선, 기금운용 발전방안 등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으로 5년마다 실시된다. 앞서 2003년 1차, 2008년 2차, 2013년 3차 재정추계가 이뤄졌으며, 국민연금 30주년인 올해 4차 재정계산이 진행된 상태다.

이번 추계결과에서 제도발전위원회는 2088년까지 70년간 1년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적립기금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재정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현재 20년간 9%에 묶여있는 보험료율을 11∼13.5%로 올리고, 의무가입 나이를 현행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연금수급개시 연령도 65세에서 67세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재정 안정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방안 자체가 결국 가입자의 부담을 높이고 연금혜택은 줄이는 것이어서 논의과정에서부터 국민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미 해당 방안은 언론 보도를 통해 공청회 전에 대중에게 알려졌다. 그 결과 예상대로 국민들은 엄청난 거부반응을 보였고, 정부는 이를 의식해 이례적으로 주말 아침에 ‘정부 안건이 아니라 위원회의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내용의 해명을 해야 했다.

이 같은 내용은 17일 공청회를 거쳐 국민·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9월 말까지 정부안으로 마련된 뒤, 10월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민연금 개편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이라는 위험요소를 여야 정당이 제대로 취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많다. 현재도 국민연금은 ‘용돈연금’이라는 오명이 붙어있을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보험료율을 높인다는 점에 대해 국민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민들 사이에서 미래에 기금이 고갈되면 ‘기껏 낸 국민연금을 못 받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팽배한 상황이라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 국민연금 보험료 인하 실패의 역사.. 국민 눈치보기 급급했던 역대 정부

과거에도 보험료를 올리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국민적 거부감에 부담을 느낀 정치권이 이를 무산시키면서 번번이 실패로 돌아왔다. 이를 두고 ‘땜질 처방만 반복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1997년 1차 연금개편 당시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2.65%까지 올리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가입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실패했으며, 2003년 1차 재정계산 이후에도 보험료율을 15.90%까지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낮추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역시 흐지부지됐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야 보험료율을 9%로 유지하면서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점진적 인하하는 방안이 채택됐지만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2013년 3차 재정계산 당시에도 보험료율을 9%에서 단계적으로 13∼14% 올리는 다수안과 현행대로 9%로 묶는 소수안의 복수 개편안을 마련했다가 무산됐던 바 있다.

이처럼 보험료율 인상이 번번이 실패함에 따라, 1998년 보험료율이 9%로 오른 이후 햇수로 20년째 같은 요율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방치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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