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지난 4월 국내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애자일(Agile) 조직을 도입한 지 100일이 흐르는 동안, 조직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ING생명은 애자일 조직 도입 이후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매 2주 단위로 목표를 점검하고 작업 목록을 작성해 일을 나누며, 이를 바탕으로 직원들은 매일 오전 9시 모두 일어선 채로 간단히 각자 진행하는 업무계획과 진행상황, 어려운 점, 필요 지원사항 등을 공유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경영진은 전략 목표나 방향(What)을 제시할 뿐, 과제들을 어떻게(How) 실행할지는 직원들이 모두 결정한다.
기능에 따라 부서로 나뉘었던 조직이 업무 과제 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한 팀 내에서 집단 지성을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의사결정 후 실행하며 실패해도 빠르게 새로운 방법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보험회사 직원들이 마치 스타트업 직원처럼 일하는 것이다.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신상품 준비기간이 짧아진 게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한 부서가 신상품을 개발하면 그 결과물을 다른 부서가 차례대로 넘겨받아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만약 그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다시 초기단계로 돌아가 완성품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업무처리가 더딜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시장에 때를 놓친 상품을 출시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과거 2개월가량 걸리던 신상품 준비기간은 애자일 도입 이후 3~4주로 대폭 단축됐다. 상품개발 초기단계부터 언더라이팅·보험금심사 등 여러 유관 부서가 참여해 실시간 피드백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업무에 즉각 반영되니 조직원들의 생각 역시 한층 유연해졌다. 그간 업계에서 휴면고객은 더 이상 상품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주요 판촉대상에서 제외돼왔다. 그러나 ING생명은 이러한 선입견에서 탈피해 자사 일부 휴면고객에게 접촉, 그 중 3%의 고객으로부터 신계약을 창출해냈다.
정문국닫기정문국기사 모아보기 ING생명 사장은 “보험업계 최초로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실행 결과 직원들의 책임감과 몰입도가 크게 높아진 것 같다”며 “일하는 방식을 바꾼 애자일 조직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고객중심으로 스스로 혁신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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