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기술 간 융합 용이한 환경 조성해야”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기술 간 융합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한국도 기술 간 융합이 용이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5월 28일 오후2시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8 한국금융 미래포럼 : 블록체인-핀테크 생태계 선도전략과 과제’ 패널토론에서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의 기술융합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패널토론에서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후카가와 교수가 기술 간 융합이 활발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원천기술’ 보유가 중요한가라는 질의에 의견을 제시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원천기술 보유 여부보다 기술 간 융합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과 또다른 기술이 만나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켜서다.

기술 융합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만큼 원천기술 중요성도 커지지만 융합이 용이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융합기술이 나타날 수 있도록 원천기술도 보유해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나타나는 빠른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기술이 융합돼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도록 우리나라가 인프라 구축 등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기술 융합으로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나오는 중국처럼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을 통해 ‘캡티브(Captive)’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 융합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에서는 기술 간 융합으로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이 기술을 판매한 뒤 다른 나라에서 또다른 기술을 구매한다”며 “중국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들어오고 또다시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판매하는 환경이 구축돼 새로운 융합기술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중국처럼 한국도 기술 융합, 판매, 새로운 기술 탄생이 이뤄지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 원천기술을 통해 ‘캡티브’를 구축하고 캡티브와 또다른 기술이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판매한 자금으로 또다른 기술을 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캡티브를 통해 또다른 융합기술을 만들 때 기술 생태계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신산업 태동했을 때 이를 기존 법제화로 접근해야 하는지 등 법적 관점에서 신산업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도 질문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 등 신산업은 새로운 산업이므로 기존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자체가 산업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므로, 기존 법으로 맞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신산업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새로운 산업이므로 기존 법체계, 시장 방향과 맞지 않는다”라며 “산업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존 방법으로는 접근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시장 확장성도 강조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신기술과 핀테크 융합을 위한 과제와 전략’ 주제 강연에서도 시장 확장성과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시장 확장성을 위해 민간 벤처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시장 자체가 작아 시장확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투자를 해도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시장확장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민간벤처”라고 말했다.

시장 확장성이 없다면 한국이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국가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중국, 미국은 시장이 한국의 몇십배라는 점에서 시장을 확장하지 않으면 불리할 수 밖에 없어서다. 정 센터장은 “빅데이터를 예로 들면 중국은 140만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며 “규제를 완화해도 한국은 중국, 미국 빅데이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장 확장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확장성이 있다면 한국 핀테크 산업도 수출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시장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정 센터장은 “시장확장성이 있다면 국내 업체도 해외로 진출이 가능하다”며 “규제 샌드박스, 테그스배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시장확장성이 금산 융합 비즈니스에 있다며 한국도 금산분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금산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산업과 핀테크 기업이 함께 진출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정부도 금산분리, 은산분리를 완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확장을 위해 금융권에서 ‘디지털플랫폼’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유신 센터장이 언급한 알리바바와 알리페이의 시너지 창출 사례와 맥을 같이 한다.

알리바바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알리페이라는 플랫폼이 결합돼 시장 장악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한국 금융권에서도 디지털플랫폼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시장확장을 위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의견도 제시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정부가 블록체인 관련 제도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신 센터장은 “블록체인, 가상화폐는 유용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통화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제도화 시키지 않으면 부작용이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