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tech) 기업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기도 한 이승건닫기이승건기사 모아보기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사진)은 올해 ‘개인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APP) ‘토스(Toss)’를 서비스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핀테크 벤처 캐피탈 H2 벤처와 다국적 컨설팅 그룹 KPMG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35위에 오른 것이다.
아직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언급됐다.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 기본방향이 발표된 지도 지난 10월 24일자로 꼭 1년이 됐기 때문이다.
이승건 회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핀테크 기업이 세계 100대 기업으로 첫 진입에 성공한 만큼 전향적인 정책 방향 설정을 통해 보다 많은 규제가 완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승건 회장은 올해 2017년은 핀테크 업계에서 “여러모로 뜻 깊은 해”라고 요약했다. 소액해외송금업 허가(7월), 크라우드펀딩 규제 완화(10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다만 새 단계로 넘어가는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이 구체화되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고 했다.
이승건 회장은 “핀테크 산업의 기술적 진보에 비해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관행과 감독기조로 인해 아직은 핀테크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해외송금 사업 역시 “정부의 핀테크 업체 소액 해외송금 사업 인가 발표에는 대환영”이라면서도 “아직 장벽이 있다”고 업계 의견을 전했다.
이승건 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인가 기준인 일반법인 20억원·소액 외화송금 전업자 10억원 이상, 부채비율 200% 미만은 과도하게 높다”며 “소액 해외송금업 등록을 완료한 업체 대부분도 자금세탁방지법규제(AML) 등에 발목이 잡혀 은행권과 제휴가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승건 회장은 “소액 해외송금업은 저렴한 수수료로 빠른 처리가 가능한 혁신적인 서비스라는 점에서 국민에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확실한 이상 정부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 다가온 ‘오픈 API’, 산업적 성장 기대
유럽연합(EU) 은행들이 내년 1월부터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규정한 ‘결제서비스 지침 개정안(PSDⅡ)’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건으로 꼽혔다.
PSDⅡ는 은행이 가진 금융정보를 고객 동의 하에 제3자에게 공유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은행이 독점했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공개되면 핀테크 기업 등이 금융회사 계좌에 접근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지난해 8월부터 제공되고 있는 금융권 공동 API를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 이승건 회장은 “핀테크 기업들의 관심은 많으나, 상용화로 연계되기까지는 한계가 있어 실질적인 활용은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금융권 공동 오픈(Open) API를 통해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송금이나 계좌조회, 시세조회 정도로 한정적이고, 등록된 업체에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핀테크 기업이 지불하기엔 API 건당 이용수수료도 ‘장벽’으로 꼽았다. 이승건 회장은 “가격정책이나 사용경험면에서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거의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승건 회장은 “PSDⅡ를 비롯한 결제와 금융정보에 대한 오픈API는 핀테크 서비스와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성장시키는데 시금석이 되는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실제로 충분한 수준으로 개발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해외처럼 “법률로 강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승건 회장은 “글로벌 기조에 맞춰 한국에서도 기존에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오픈API 제공 대상과 범위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의 동의 하에 금융결제원이나 코스콤 등 준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정보를 일정한 정보 보안 체계와 소비자 보호 방안을 확보한 핀테크 업체에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분산화된(decentralized) 거래장부인 블록체인도 “안전과 보안이 필수인 금융 거래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 업권 뿐만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블록체인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이승건 회장은 “최근에는 주주총회 전자투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시도되고 있으며, 전자증권제도, 의료기술, 물류시스템 등에까지 확대되면서 다양한 분야로 실생활에 밀접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이승건 회장은 “다만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규제 환경이나 기존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이 불러올 파괴적 혁신과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부 P2P(개인간) 대출의 연체율 급등 등 문제가 제기된 것과 관련, 이승건 회장은 “현행 P2P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의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통해 업계를 지도·감독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소비자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승건 회장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서는 P2P대출 분야 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체 전반에 대한 자율 규제안과 소비자 보호 방안을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2018년 핀테크 핵심의제는 ‘개방’
2018년 한국 핀테크 기업들의 “전반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승건 회장은 “해외에서 큰 성장을 보인 분야인 지급결제, 로보어드바이저(RA), P2P대출, 크라우드펀딩,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등 분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간편결제와 송금을 전문으로 하는 핀테크 업체들은 서비스 규모가 확장됨에 따라 이에 준하는 수준의 보안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건 회장은 “비바리퍼블리카, 데일리금융그룹 등의 경우 정보보호 분야 국제 표준인증인 정보보호경영시스템 ISO 27001 인증을 획득하고 조만간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인증 중 하나인 PCI-DSS 등 새로운 보안 인증도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화폐 업계를 중심으로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자율 규제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점도 전했다. 이승건 회장은 “‘기술가치 평가’와 ‘자금 집행 과정 공개’가 핵심 골자”라며 “ICO 부실화나 사기를 예방하고 투명성 확보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승건 회장은 내년도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 활동과 다양한 대외 교류로 핀테크 규제 완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내년 핀테크 업계의 바람으로 “전향적인 규제 완화”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이승건 회장은 “2018년 핀테크 업계 주요 핵심 의제(agenda)는 PSDⅡ와 같은 수준의 금융 정보의 개방과 활용 증대, 소비자 보호, 그리고 핀테크 활성화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학 력 〉
- 2001~2007년, 서울대학교 치의학과 학사
〈 이 력 〉
- 2013년 8월~, 현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 2016년 4월~, 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초대)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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