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요 주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LG그룹이 가장 먼저 탈퇴를 선언한 것을 도화선으로 다수의 주요 주주들이 줄 이어 탈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경련으로서는 탈퇴 확산 원심력을 제어할 마땅한 수단도 명분도 없어 속앓이만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LG그룹은 올해 말을 기준으로 전경련을 탈퇴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LG그룹은 당장 내년부터 전경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고 회비도 납부하지 않기로 했다.
LG그룹에 앞서 KT 역시 이달 초 전경련 탈퇴 의사를 전했다. KT관계자는 “이달 초에 탈퇴의사를 전달했으며, 전경련 자체의 내부적인 절차에 따라 탈퇴하게 될 것”이라며 기정사실화 했다. KT 또한 LG그룹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전경련 관련 활동을 중단하고 회비를 내지 않기로 했다.
전경련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다. 회원사 탈퇴 러시가 뻔히 예상되는 데도 진정시키거나 흐름을 돌려세울 동력을 마련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회원사들은 전경련 진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려 만든 자리에 대거 불참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회원사들이 전경련과 긴밀한 관계로 함께 하길 거부하는 기류가 강하다 보니 전경련 자체 쇄신안 마련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내년 2월 전경련 회장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이 자리를 내놓을 경우 바통을 이어받을 재계 수장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 회장이 임기 만료와 더불어 물러날 때까지 후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회장 공석사태로 이어지면서 구심력은 더욱 떨어질 공산이 크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전개과정에서 정경유착에 기반한 ‘불법모금’에 동조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경제단체 수장 자리를 선뜻 맡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한 실정이다. 대응책을 모색할 겨를도 없이 국민적 분노가 거세게 분출되는 상황 앞에서 자발적인 쇄신을 꾀할 기회조차 봉쇄당한 형국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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