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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소용돌이 전경련 “브레이크가 없다”

기사입력 : 2016-12-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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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KT 탈퇴 선언...청문회 때 탈퇴 밝힌 삼성·SK·CJ도 동참 예상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55년 역사가 무색하게 풍전등화 위기에 내몰렸다.

전경련 주요 주주 중 하나로 손꼽히는 LG그룹이 가장 먼저 탈퇴를 선언한 것을 도화선으로 다수의 주요 주주들이 줄 이어 탈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경련으로서는 탈퇴 확산 원심력을 제어할 마땅한 수단도 명분도 없어 속앓이만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해재단’모금 때와 판박이 논란을 빚은‘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모금 과정에 깊숙히 관여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패착으로 작용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말을 기준으로 전경련을 탈퇴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LG그룹은 당장 내년부터 전경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고 회비도 납부하지 않기로 했다.

LG그룹에 앞서 KT 역시 이달 초 전경련 탈퇴 의사를 전했다. KT관계자는 “이달 초에 탈퇴의사를 전달했으며, 전경련 자체의 내부적인 절차에 따라 탈퇴하게 될 것”이라며 기정사실화 했다. KT 또한 LG그룹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전경련 관련 활동을 중단하고 회비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 부회장을 비롯해 SK와 CJ그룹 등도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총수들이 탈퇴의사를 드러낸 만큼 실제 실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측이 팽배하다.

전경련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다. 회원사 탈퇴 러시가 뻔히 예상되는 데도 진정시키거나 흐름을 돌려세울 동력을 마련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회원사들은 전경련 진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려 만든 자리에 대거 불참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지난 15일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다시 거듭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회원사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줄 주요 그룹들이 한결 같이 불참했다. 이번에 탈퇴를 선언한 LG그룹과 허창수닫기허창수기사 모아보기 전경련 회장이 총수로 있는 GS그룹만 참석하며 불발로 끝났다. 삼성·현대차·SK·롯데·포스코·한화·현대중공업·한진 등 8개 그룹 불참은 전경련의 구심력이 소멸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만 키웠다.

회원사들이 전경련과 긴밀한 관계로 함께 하길 거부하는 기류가 강하다 보니 전경련 자체 쇄신안 마련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내년 2월 전경련 회장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이 자리를 내놓을 경우 바통을 이어받을 재계 수장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허 회장이 임기 만료와 더불어 물러날 때까지 후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회장 공석사태로 이어지면서 구심력은 더욱 떨어질 공산이 크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전개과정에서 정경유착에 기반한 ‘불법모금’에 동조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경제단체 수장 자리를 선뜻 맡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한 실정이다. 대응책을 모색할 겨를도 없이 국민적 분노가 거세게 분출되는 상황 앞에서 자발적인 쇄신을 꾀할 기회조차 봉쇄당한 형국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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