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주문방식 및 운용인력 자격 문제를 놓고 투신업계와 마찰을 빚어 온 증권사들은 최근 이 같은 문제들이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영업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영업에 가장 기본이 되는 수수료 체계문제를 어떻게 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가 이처럼 일임형 랩 수수료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이유는 내년 11월부터 투신업계의 직판이 허용됨에 따라 펀드 개발 및 판매를 놓고 투신사들과의 한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미 펀드에 있어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투신사들을 앞서기 위해선 수수료 체계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
이에 따라 일임형 랩 영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형증권사들은 일임형 랩 판매를 통한 수익증대를 위해 수수료 체제를 고율로 가져갈 것인지 일단 초기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저가의 수수료 체계로 가져갈 것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증권사중 유일하게 일임형 랩 수수료 체계를 수립한 곳은 삼성증권이다.
직접형의 경우 고객 자산이 1억 미만이면 3.5%를 1억∼5억이면 3.0%를 5억이상이면 2.5%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며, 간접형은 1억 미만일 경우 1.5%, 1억 이상일 경우 1.0%의 수수료를 받을 방침이다.
또 자산이 10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의 경우엔 연 4%의 정액수수료를 받고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증권의 일임형 랩 수수료 체계에 대해 업계는 삼성증권이 일단 초기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품경쟁력에서 투신사들의 펀드에 밀리는 상황에서 수수료마저 저가로 가져간다면 증권사들이 일임형 랩 영업을 통해 수익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수수료 체계는 일단 고가로 가져가되 이에 걸맞는 상품을 개발, 경쟁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삼성증권이 일단 일임형 랩 수수료 체계를 고가로 가져가더라도 막상 상품판매에 돌입하게 되며 수수료율을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투신사들의 펀드 수수료의 경우 판매수수료와 운용수수료를 합쳐도 1%를 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랩 상품에 대해 수수료를 3%이상 가져가게 되면 경쟁력에서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데 수수료마저 펀드보다 비싸다면 어느 투자자가 일임형 랩에 투자를 하겠냐”며, “삼성증권이 우선 수수료 체계를 고가로 정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게 되면 저가의 수수료 체계를 가져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