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까지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근거로 솔리다임 IPO를 ‘5단 중복상장’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다만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기존 사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가 아니라 인텔의 낸드·SSD 사업을 인수한 뒤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과는 출발 과정이 다른 셈이다.
인텔 사업 인수로 출범한 솔리다임
중복상장에서 주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모회사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만든 뒤 이를 다시 상장하는 구조다. 모회사의 기존 주주가 투자했던 사업이 별도 상장사로 분리되고, 자회사가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할 경우 모회사의 지분율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인텔로부터 함께 인수한 중국 다롄 낸드 생산시설은 SK하이닉스가 보유·운영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미국을 기반으로 SSD 제품 개발과 영업 등을 담당하는 구조로 출발했다. SK하이닉스가 기존에 보유하던 낸드 사업을 떼어내 별도 상장사를 만든 것과는 사업의 출처가 다르다.
상장 시장도 다르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는 반면 솔리다임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을 통해 별도의 투자자 기반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도 국내에서 논란이 된 자회사 상장과 비교할 때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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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발행하면 지분 희석…공모자금은 회사로
그렇다고 IPO에 따른 지분 희석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솔리다임이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다. 상장 이후 솔리다임이 창출하는 이익 가운데 일부가 신규 주주에게 귀속되는 구조도 마찬가지다.다만 신주 발행을 중심으로 IPO가 이뤄질 경우 공모자금은 솔리다임에 직접 유입된다.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eSSD 등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 규모를 키울 경우,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의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솔리다임 IPO 규모가 약 1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최대 10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제 공모 규모와 기업가치는 향후 시장 상황과 공모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식이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주와 구주 가운데 어느 쪽을 얼마나 활용할지는 향후 IPO 구조가 구체화된 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생산기지 검토…자금 용처도 변수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 여부도 향후 자금조달과 맞물려 살펴볼 부분이다.현재 솔리다임의 미국 내 낸드 생산시설은 없다. 낸드 생산 기반인 중국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시설이다. 최근에는 솔리다임이 미국 내 첫 낸드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생산시설 건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검토 단계인 만큼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입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후 공모자금의 사용처가 공개되면 IPO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조달인지 여부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장 구조·관계사 거래도 쟁점
솔리다임의 출발점이 기존 물적분할 자회사와 다르다고 해서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논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장 과정에서는 신주와 구주 가운데 어느 쪽의 비중이 큰지, 공모가격이 적정한지,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등에 따라 기존 주주가 받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상장 이후 SK하이닉스의 지분율과 지배력도 주요 변수다.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 간 기술 사용료와 제품 거래가 어떤 조건으로 이뤄지는지, 계열사가 솔리다임에 투자할 경우 투자 조건은 적정한지 등 관계사 간 거래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올해 초 이뤄진 솔리다임 관련 법인 재편도 향후 구조를 볼 때 함께 살펴볼 부분이다. 기존 솔리다임 법인이 AI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전환되고, 낸드·SSD 사업은 새 솔리다임 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됐다.
향후 IPO 구조가 구체화되면 중복상장 논란의 쟁점도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신주와 구주 가운데 어느 쪽의 비중이 큰지, 공모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상장 이후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주요 변수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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