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런 흐름 속에 LS전선에서 그동안 전력 사업에 가려 적자를 이어온 통신사업이 흑자로 돌아서 주목을 끈다. LS전선은 광섬유케이블부터 데이터센터용 광케이블까지 생산하고, 국가 간 해저통신망 사업은 직접 턴키로 수주해 자회사 LS마린솔루션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흑자전환 주축은 해저통신망 프로젝트 매출을 꼽았고, 통신사업이 LS전선 본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 적다. 전력에 이은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데이터센터향 물량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적자 이어온 통신사업, 상반기 흑자로
LS전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광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통신사업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99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93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흑자로 돌아섰다.통신사업은 최근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LS전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업부문은 2024년 236억 원, 지난해 19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같은 기간 매출도 1776억 원에서 1635억 원으로 줄었다.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케이블 수요로 전력선사업부문이 외형을 키우는 동안 통신사업은 뒷걸음질 쳤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 들어 바뀌었다. 광섬유케이블을 생산하는 인동사업장 가동률은 지난해 연간 72.4%에서 올해 상반기 83.0%로 올랐다. 상반기 생산량은 567만 f-km(파이버킬로미터·광섬유 1심의 길이)로, 지난해 연간 생산량(748만 f-km)의 4분의 3 수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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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흑자전환엔 해저통신망 프로젝트가 기여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한 한·일 해저통신망(JAKO) 사업이 본격 착공에 들어가면서 관련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업부문에서 공사 진행에 따라 인식하는 매출도 상반기 약 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10억 원)보다 늘었다.
이미지 확대보기전력 다음은 왜 '연결'인가
통신사업의 반등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의 변화와 시기가 겹친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은 전력 인프라에 먼저 쏠렸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전력 확보가 선행돼야 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LS일렉트릭·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의 최근 1년 평균 주가수익률은 154.1%였지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24.5%에 그쳤다. 전력기기 업체들의 높은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다음 병목으로 꼽히는 것은 네트워크다. AI 학습용 데이터센터는 전력 확보가 쉬운 비수도권으로, 지연시간이 중요한 추론용 데이터센터는 사용자와 가까운 수도권으로 흩어지면서 이들을 잇는 대용량 통신망 수요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전력에 이은 AI 데이터센터의 다음 승부처로 네트워크와 냉각을 꼽았다.
정부도 망 확충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Hyper AI네트워크 전략'에서 전국 거점과 데이터센터를 잇는 백본망 용량을 2030년까지 4배 이상 늘리고, 해저케이블 용량을 현재 110Tbps에서 220Tbps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가입자망 광케이블 보급률도 91%에서 9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소재 시장에서도 신호가 나온다. CRU 자료에 따르면 중국 광섬유 가격은 광섬유 1심 1km당 지난해 11월 2.5달러대에서 최근 12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중국 업체들이 범용 생산라인을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제품 생산에 돌린 영향이다. 국내 광섬유케이블 수출액도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72.0% 늘었다.
섬유에서 바다까지…데이터센터·해저로 넓히는 광통신
LS전선의 광통신 이력은 40년이 넘는다. 금성전선 시절인 1984년 미국 AT&T와 합작해 광섬유 생산회사 금성광통신을 세웠다. 국내 인동사업장 외에 2018년 폴란드에 광케이블 법인을 세웠고,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법인도 광케이블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대응 제품을 늘리고 있다. LS전선은 데이터센터 서버랙 환경에 쓰이는 고난연(OFNR급) 고밀도 광케이블을 최대 288심 규격으로 개발해 인증을 받았다. 방산용 드론에 쓰이는 광섬유 스풀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6'에서는 전력기기 신제품과 함께 데이터센터 간 연결용 광케이블을 선보였다.
바다 밑 통신망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JAKO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LS전선이 지난해 6월 설계·조달·시공(EPC) 일괄 방식으로 수주했다.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 약 260km를 광케이블로 잇는 사업으로, 늘어나는 AI·클라우드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2027년 완공 예정이다. 국내 전선업계가 국가 간 해저통신망 사업을 턴키 방식으로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JAKO 사업의 해저케이블 시공은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이 맡는다. LS마린솔루션은 KT서브마린 시절인 1997년부터 아시아·태평양 해저 광케이블 유지보수 협정(요코하마존)에 참여해 왔고, 지난해 유지보수 사업에서 2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LS전선은 지난달 15일 투르크메니스탄 통신부와 현지 광케이블 제조시설 설립과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2024년부터 현지 통신 당국과 협의해 온 사안으로, 그룹은 사업이 구체화되면 LS마린솔루션과 함께 시공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비중, 아직 4% 불과…'두 번째 선' 키우기 과제
다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다. 상반기 통신사업부문 매출은 LS전선 본체 매출 약 2조5262억 원의 4%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력선사업부문은 매출 1조3712억 원, 영업이익 814억 원을 올렸다. 흑자 규모도 같은 기간 전력선사업부문 영업이익의 5% 수준에 그친다. 회사 실적의 중심은 여전히 전력이다.실적의 지속성도 지켜봐야 한다. 프로젝트 매출 영향이 컸던 만큼, 단기 실적만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고 향후 흐름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사업부문에는 해외 생산거점 활용도도 낮다. LS에코에너지 베트남 법인의 광케이블 라인 가동률은 상반기 10.8%에 머물렀다.
전력 사업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의 첫 수혜를 누린 만큼, 광통신이 그 뒤를 잇는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려면 데이터센터와 해저통신망 등 고부가 수요를 얼마나 꾸준히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S전선 관계자는 “그동안 통신사업이 부진했던 것은 스트리밍 확산 등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이미 깔린 통신망이 남아 추가 투자 수요가 없었는데, 생성형 AI로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속도보다 데이터를 보낼 통신망 자체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며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광통신망을 새로 깔아야 하는 수요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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